제2945호 2026년 9월 13일
가톨릭부산
일상으로의 초대


사회사목국(051-516-0815)


   오늘 소개해 드릴 이웃은 한 달 전에 세례받은 자매님입니다. 부모님으로부터 미처 받지 못했던 조건 없는 사랑을 이제는 하느님으로부터 받게 된 루치아 씨(가명, 40세)입니다. 


   “할머니랑 둘이 살고 있어요. 할머니 연세가 아흔넷이거든요. 치매 때문에 혼자 계실 수가 없어서 낮에는 주간보호센터에 계세요.” 자매님이 담담하게 말을 이어갑니다. “저도 건강에 문제가 있어요. 작년에 일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병원에 갔더니 자궁내막암 3기라고 하더라고요. 늦게 발견한 편이어서 일을 그만두고 치료받고 있어요.”


   그때부터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자매님은 한 달에 90만 원 정도를 받지만, 월세 40만 원을 내고 할머니의 비급여 센터 이용비 20만 원과 병원비를 내면 생활비가 늘 모자랍니다. 게다가 두 사람의 보금자리인 17평 월셋집의 바닥에는 이불이나 옷가지가 쌓여 있습니다. 옷장이나 서랍장을 살 돈도, 정리할 마음의 여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걱정한 그녀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자신의 항암치료와 할머니의 간병을 병행하면서 독학하는 터라 언제 합격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폭력을 썼고, 경제력이 없었어요. 부모님은 자주 다퉜고 결국 헤어졌죠.”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던 어머니는 딸에게 사랑을 주지 못했습니다. 매일 폭언에 시달리던 자매님은 결국 열여섯 살에 집을 나왔습니다. 

   “견딜 수가 없어서 집을 나오긴 했지만, 갈 곳이 없더라고요. 방황하고 있는데 친할머니께서 저를 찾으셨어요.” 신앙에 의지해 살아오던 할머니는 손녀를 품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살아왔습니다. 부모님과는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었고요. 할머니는 치매와 노환으로 더 이상 손녀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지만, 신앙이라는 선물을 손녀에게 주었습니다. 이제는 루치아 씨가 할머니의 울타리가 되어드릴 차례이지만 상황이 따라주질 않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시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새내기 자매님을 하느님과 함께하는 일상으로 초대해 주세요. 사람은 주지 못하지만 평화를 주시는 분. 언제나 함께해 주시고 먼저 떠나지 않으시는 분, 마음껏 사랑해도 그 사랑을 이용하지 않으시고 더 가까이 부르시는 분, 늘 내 편이 되어주시는 분. 좋지 않은 길로 가려고 할 때면 먼저 알고 막아주시는 분. 내 뜻과는 다른 그 순간이 이해할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올지라도, 결국엔 그것이 내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하시는 분. 나는 그분을 잊을지라도 그분은 나를 잊지 않으시는, 이런 분께 사랑받는 일상으로요.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신협 131-016-582122 / 부산 101-2017-0218-01(예금주 : 천주교부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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