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9호 2026년 8월 9일
가톨릭부산
틈새에 핀 꽃의 아름다움


사회사목국(051-516-0815)


   부산 곳곳을 다니다 보면 도로 울타리나 기둥에 걸린 진분홍색 꽃 화분이 보입니다. 이름을 알아보니 피튜니아라고 합니다. ‘당신과 함께 있으면 행복해요.’라는, 모습만큼 예쁜 꽃말을 가진 꽃입니다. 화분에 담긴 것도 좋지만, 더 눈길이 가는 건 그 아래 길이 갈라진 틈에 난 것입니다. 여느 꽃들과는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렸지만, 꿋꿋하게 자라는 모습이 장합니다.


   아름 씨(가명, 48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언젠가 보았던 이 꽃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님은 돌아가셨어요. 전 남편은 다른 사람이 생겨서 2016년에 헤어졌고요. 아들 둘을 데리고 미혼인 오빠네로 이사했죠.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식당에서 일했어요.” 어릴 때부터 다리를 떨고 절었다는 아름 씨가 말을 이어갑니다. “유전병인 강직성 하지마비가 있어요. 아래 세대로 갈수록 증상이 심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첫째 아이 상태가 저보다 더 나빠요.”


   고등학생인 첫째 민준이(가명, 18세)는 실업계 반에 있습니다. 친구들은 대부분 취업이 결정됐지만 민준이는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하지마비에 더해 뇌전증도 있어서 자주 경련을 일으켰고 이 때문에 머리가 흔들려 경계선 지능까지 갖게 되어서입니다. 둘째는 아직 건강하지만, 혹시 같은 병이 생길까 봐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름 씨는 결국 2025년에 다리가 풀리고 저린 증상이 심해져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수급비와 자활근로 월급으로 어렵게 생활해 오다가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빠가 일하면서 팔을 다쳐 병원에 갔다가 간암을 발견한 것입니다.


   오빠의 암 보험금을 아름 씨의 통장으로 받는 과정에서 그녀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자활근로 자격을 잃었습니다. 다행히 장애 진단을 받고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일하고 있지만 아들 둘과 일하지 못하게 된 오빠까지 네 가족이 생활하기에는 빠듯합니다. 결국 가족에게는 빚 2,000만 원이 생겼습니다. 이를 매달 80만 원씩 갚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모자랐던 생활비가 더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하는 자활근로도 2년에 한 번씩 계약해야 해서 내년에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미래도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그녀는 담담하게 현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에서 어느 날 보았던 틈새에 핀 꽃이 겹쳐 보였습니다. 비록 많은 사람이 사는 삶을 산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에서요. 이런 아름 씨의 가족을 응원해 주세요. 여러분께서 주시는 사랑은 이들의 삶에 내리는 단비가 될 것입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신협 131-016-582122 / 부산 101-2017-0218-01 (예금주 : 천주교부산교구)

▶ 후원금 연말정산은 2025년부터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로만 가능합니다.

기부금 영수증이 필요하시면 사회사목국으로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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