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9호 2026년 5월 31일
가톨릭부산
[영 어] Mutual indwelling(상호내주)


임성근 판탈레온 신부

사목기획실장


   삼위일체 대축일에 늘 생각나는 대중가요 가사가 있습니다. “너는 내가 되고 나도 네가 될 수 있었던 수 많은 기억들.” 사랑하는 사람은 서로 닮아가게 됩니다. 서로 닮은 말투와 행동, 기억과 습관이 은연중에 배어납니다. 같은 시간과 공간에 머물면서 서로 내면에 영적인 존재감을 남깁니다. 사랑이 깊어져서 서로의 내면에 살아있는 관계가 되면 시간과 공간이 떨어져 있어도 늘 곁에 있는 듯 대화하게 됩니다. 각자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지만 사랑은 서로 안에 머물며 일치를 이루게 합니다.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된 모습, 사랑의 역동적인 관계를 서로 부둥켜안고 춤추는 모습 같다고 페리-코레시스, 영어로 서로 안에 살아 있는 관계, 상호내주(mutual indwelling)라고 합니다. 

   삼위일체 신비를 묵상하는 키워드가 바로 이 상호내주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Trinity)는 하느님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시며 한 분이시라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이를 한 본질 안에 세 위격(three persons in one substance)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랑의 일치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과 영은 하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사랑의 신비에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미사를 시작할 때 주례 사제는 이 친교로 인사를 건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가 건넨 바로 그 인사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2코린 13,13) 여러분의 내면에 누가 살아 있어 자주 대화하시나요? 여러분은 누군가의 마음 안에 살아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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