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4호 2023년 7월 2일
가톨릭부산
주님 사랑의 실천
주님 사랑의 실천


 
 
이희란 에스텔
부산가톨릭대학교 언어청각치료학과 교수
 
  
   2006년, 부산가톨릭대학교에 언어청각치료학과가 개설되고 대학 내에 <언어치료실>을 열어 언어치료를 받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곳 주보에 실었었다. 그리고 15년이 훌쩍 지났다.
 
   부산가톨릭대학교 대강당은 부산교구의 각종 행사들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 조아영 마리아 청능사는 가톨릭학생회 일도 열심히 하며 언어치료사와 청능사 두 가지 자격을 모두 취득하고 졸업했다. 이제는 성모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청능사로 일을 하지만 여전히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우리 대학 강당에서 행사가 열릴 때면 어김없이 연구실 문을 두드리며 옛 스승을 찾는다. 교구 행사에 참석하려고 바쁘게 업무를 마무리하느라 점심도 거르고 찾아올 때는 연구실 냉장고만으로 함께 배고픔을 해결하기도 했었다. 우리는 이제 스승과 제자 간의 관계를 넘어 같은 분야의 일을 하는 동료가 되었다. 나아가 가톨릭 교회라는 공동체는 우리의 관계를 숭고한 ‘전문직 봉사자’로 주님께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이끌어 주고 있다. 
   
  대학에 와서 강의하면서 학생을 대할 때 나만의 편견이 있다. 10여 년 전 연구실에 대학원생으로 들어오겠다는 학생이 있었는데, 평소에 잘 눈여겨보지 않아 성적을 제외하고는 딱히 평가할 만한 잣대가 없었다. 어느 토요일 오후 학교에서 밀린 일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는데 멀리서 초등학생들이 우리 대학을 지나 오륜대순교자성지로 향하고 있었다. 조금은 상기된 얼굴로 학생들을 통솔하는 주일학교 교사는 다름 아닌 내 연구실에 들어오겠다는 바로 그 학생이었다. 주일학교 교사였던 그 졸업생은 내 연구실에서 성공적으로 석사 학위를 마쳤고, 이제는 대전의 한 언어치료센터에서 1급 언어치료사로 일하며, 결혼을 해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기간 동안 경력 단절도 없이, 그 과정이 자신의 경력치를 한층 상승시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며 가끔 안부를 전한다.

 
   대학에 재직하는 교수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을 하지만, 우리 대학교에서 양성된 언어치료사와 청능사가 사람과 사회가 소통하는 길을 열어주며 일터에서 주님 사랑을 실천하는 전문가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더욱 보람을 느낀다. 이렇게 당신 보시기에 좋은 언어치료사와 청능사를 양성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토대를 세우는 배움터를 열어주신 주님께 오늘도 감사 기도를 바친다.

열두광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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