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사순? 아니, 앗싸 사순!!!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 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살면서 중요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오랫동안의 준비와 여러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필요하지요. 교회에서도 « 부활 »이라는 기쁨을 맞이하기 위해서 40일이라는 준비 기간, 바로 사순 시기를 마련해 놓고 있지요. 그런데, 사순 시기가 시작되면 많은 신자들이 사순이야?”라는 말과 함께 한숨부터 내쉬는 같아요. 회개하고, 보속하며, 조신하게 보내는 시기, 예수님의 십자가와 함께 하는 고통스럽지만, 인내하는 시기,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때라고만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사순시기는 부활을 기다리는 기쁨의 기간이랍니다. 예수님의 부활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부활을 기다리는 기쁨과 희망의 때랍니다. 그런데 부활이라는 뭘까요? 부활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진리의 정점(climax)이랍니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죽음의 순간조차도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며, 죽음으로 당신의 우리와 함께 하심 끝나지 아니하고, 지속적으로,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진리를 그리스도교는 부활이라는 말로 대신한 것이랍니다.

 

하느님 믿는다고 돈이 나와? 밥이 나와?” 이런 말을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러나 언제나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하느님이 계신다는 믿음은 우리에게 살아갈 힘과 용기와 희망을 주고, 우리 삶을 기쁨의 삶이 되게 하지요.

 

이러한 믿음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에서 돌아 서서, 다시 믿음의 길로 복귀하는 일체의 행위가 바로 회개랍니다. 그저 개인적으로 자기가 지은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고, 그래서 다시 소위 « 착한 사람 »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온갖 어리광을 부리고, 칭찬받기 위해 애를 쓰는 « 어린 아이 »-프랑스에서는 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의 칭찬과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그런 아이들을 두고 슈슈(chouchou)라고 부른답니다- 살아가는 것만이 회개가 아니랍니다.

 

사랑하는 해양가족 여러분,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참으로 힘든 2017 3 때에, 과연 회개란 무엇일까요? 진실과 정의와 사랑과 희망과 평화를 가져다 주는 일을 스스로 찾아 해보려는 노력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노력들을 기쁘게 해보자고 마음 먹고, “어휴~ 사순이야?” 아니라, “앗싸 사순이다라고 마음 먹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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