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의 해양대학교 생활을 마치며 

      

한국해양대학교 졸업생

정종현 안토니오

 

해양대학교, 그 중 해사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타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는 조금은 다른 대학생활을 합니다. 국립학교 설치령에 의거하여 우수한 상선사관을 양성한다는 목적 하에 기숙사비, 피복비 및 학비의 일부를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이에 따라 제복을 입고 생활하며, 정해진 학칙 및 세칙에 따라 생활합니다. 저 역시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학 학생으로서 지난 4년간 이러한 대학 생활을 하였으며, 1월을 끝으로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대학 재학 중 고향에서 성당에 같이 다녔던 친구들과 수차례 자리를 함께 하였습니다. 그 때 근황과 함께 항상 대화의 주제로 떠오르던 것이 바로 "너 아직 성당에 다니고 있어?"였습니다. 빠르면 유치원, 늦으면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이상 같이 다녔던 친구들의 대다수는 고향을 떠나 타지로 대학을 진학함에 따라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바쁜 대학생활을 이유로 냉담을 하게 되었다 하였습니다. 이러한 대화를 나누며 저의 신앙생활은 어떠했는가에 대해 돌아보곤 했습니다.

 

학교의 특성상 해사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에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부산에서도 영도, 그 안의 조도라는 섬에 학교가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여건, 주말 상륙 복장인 정복의 착용 및 엄격한 생활 수칙의 준수 등이 신앙생활을 대다수 학생들의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려나게 합니다. 이는 저에게도 걱정거리였습니다. 입학 전 학교 부근에 있는 성당을 알아보았으며, 주말 미사에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신앙생활을 이어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학내 가톨릭학생회라는 동아리가 있으며, 해양사목 신부님께서 학교에 방문하시어 미사를 집전해 주신다는 소식을 접하여 동아리에 가입하고 주일미사 및 관련된 각종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매년 5월경 진행되는 해양·수산인의 날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바쁘고 힘든 환경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해운업 및 수산업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며, 해양사목이 그분들의 든든한 신앙 버팀목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으로 지난 4년의 대학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해양사목 관계자분들과 후원자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해기사의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에게도 지속적인 격려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제 막 바다 생활을 시작하는 저 역시 해양사목의 울타리 안에서 신앙을 이어가게 될 것이며 해양 가족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이 저를 포함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생활하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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