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사목 소식지에 이름을 붙여주세요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 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의 « »에서 발췌.

 

4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너는 이름 하나 없이

묵묵히 우리 사는 얘기들, 우리 사는 장면들을 담아내고 있었구나.

성이 소씨에, 이름은 식지였니? 이름에 식상하지는 않았니?

무심했구나, 미안하다. 얘야.

1년에 6번이나 새롭게 몸의 빈공간들을 채우고,

너에게 옷을 입혀 왔음에도

변변한 이름 하나 달아 주지도 않고,

오랜 세월을 흘러 보냈던 우리들이 부끄럽구나.

그래도 너는 볼멘소리 하나 없이

우리들에게 흐뭇함과 잔잔한 기쁨을 가져다 주었지.

우리들이 걸어왔던 기억들도 고스란히 간직한 말이야.

이제라도 너에게 이름을 불러주고 싶어

 

사랑하는 해양가족 여러분,

올해는 우리 부산교구에서 해양사목을 시작한지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40주년을 맞이하면서 거창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기보다는 지난 40 동안 주님께서 우리 해양사목에 베풀어 주셨던 은총들을 기억하고, 시간 속에서 우리들의 삶의 자리가 어떠했는지를 반추하는 시간들을 많이 가져보려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맨 먼저, 해양사목 소식지의 이름을 공모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해양사목 소식지 1호부터 이번 20183월 소식지까지, 모든 소식지들을 모아서 제본을 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과월호는 사무실에 있지만, 몇몇 유실되거나 소실된 소식지도 있습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은 목동이 기뻐 즐거워하며 작은 잔치를 벌이듯, 유실 혹은 소실된 소식지들을 모두 한데 모으고 나면, 조촐하지만, 해양사목 사무실에서 작은 전시회도 열어볼까 합니다. 비록 작은 몸짓이지만, 우리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이 여정에 함께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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