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다섯 번째 달이 아닌 성모님의 마음(母心)을 깨닫는 오월(悟月)이 되기를……

 

천주교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매주일 오전 1130분이면 가톨릭센터에 부산 신항 선원회관 봉사자들이 모입니다. 적게는 저와 최윤정 엘리사벳 사무차장 단 둘일 때도 있고, 많게는 네다섯 분이 한꺼번에 오실 때도 있습니다. 1130분에 해양사목 차량을 타고 가톨릭센터에서 차량으로 40-50분 거리에 있는 부산 신항 선원회관으로 가서, 20171월부터 시작된 오후 2시 선원들을 위한 주일 외국어 미사(주로 영어) 봉사와 선원 회관을 찾는 선원들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나눠 드리면서 그들을 따뜻이 맞이하는 봉사를 합니다.

지난 1월과 2월에는 부산 신항 선원회관으로 들어서는 도로에 큼직한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경축 2017년 한해 컨테이너 물량 2000만 돌파선박에 선적, 하적하는 물류 이동이 증가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물동량이 증가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는 그 소식이 불편함으로, 업무의 과중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배를 타는 선원들의 로망 중의 하나가 어느 항구에 정박하든지, 배에서 내려 하루나 이틀 정도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우리 해양가족들은 선원들의 이러한 마음을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이해하시겠지요. 그런데, 물류량이 엄청나게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배가 정박하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이고, 선적, 하적하는데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된다는 사실도, 우리 해양가족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물류량 증가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기쁨으로 다가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선원들에게는 그리 큰 기쁜 소식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선원들에 대한 복지는 좀더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항구에 정박해 있는 선박 안에서 육지도 밟아보지 못하고 있는 선원들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방선(防船)의 문도 좀 더 개방되어야 하겠지요.

자녀들이 자신들의 삶의 자리에서 노동을 통해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한편으로는 « 장하다, 자랑스럽다 »라고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 조금 덜 힘들게 지냈으면 »하겠지요. 이런 마음이 어머니의 마음이고, 성모님의 마음이겠지요. 바다의 별(Stella Maris)이신 성모님을 닮아 해양가족들에게 그 마음을 전해주는 해양사목이 끊임없이 추구해야할 마음이겠지요.

사랑하는 해양가족 여러분,

성모님의 그 마음(母心)을 깨닫고, 그 마음을 세상에 펼쳐내는 오월(悟月) 되시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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