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미고사 하는 사람들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 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면서 당신의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지요(루가 24,49 참조). 그리고 주님께서는 부활 후 50일째 되는 날,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셨지요. 성령께서는 우리들이 부활하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도록 생명의 은총으로 믿음과 바람과 사랑의 덕을 주실 뿐만 아니라, 이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은총도 주시지요. 이 은총은 슬기(지혜), 통달(깨달음, 지식), 의견, 지식, 굳셈(용기), 효경, 두려워함(경외심)의 은총이고, 이를 두고, 성령칠은이라고도 부르지요.

성경이 증언하는 성령은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으시는 힘,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어머니와도 같은 생명력의 원천이며, 아버지의 영, 아들의 영이지요. 그 영은 세상의 논리에 고개 끄덕이면서 힘없는 우리가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하며, 자포자기하듯 살아가려는 사람들, 좋은 게 좋은 거지. 불편한 거 보다는 편한 낫지 않나?’ 하며, 현실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려는 사람들, ‘세상 떠들썩하게 하고, 골치 아픈 문제나 일으키고, 온갖 잡음 일으키게 하는 것보다는 그저 주어진 인생, 조용조용 살다가 갈 때가 되어서 가면 그만 아닌가.’ 하며, 무사안일, 안전 제일주의로 살아가려는 사람들, 그들을 너무나도 불편하게 만들지요.

악령에 깃들인 사람들이 예수를 만났을 때에, 그들은 예수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 하느님의 아들님, 왜 우리를 못 살게 구십니까? 왜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습니까? » 악령에 깃들인 사람들이 단순히 악한 영에 사로잡혀 살아간 사람들, 마녀 같은 사람들, 뱀파이어 같은 사람들이었을까요? 세상의 논리에철저하게복종하며생명을업수이여기고, 힘없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나 몰라라 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이었지요. 그들은 예수에게 자기네들을 가만히 내버려 달라고 했지요. ? 예수의 영을 알아보았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는 해양가족 여러분,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반드시 어떻게 사는 것이 과연 주님 보시기에 좋은 삶일까라는 물음을 만나기 마련이지요. 성령을 따라서 살면 되지요. 세상의 논리를 거부하려는 몸짓, 세상을 조금은 더 불편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발버둥, 세상의 잘못을 고발하고, 세상의 논리에 투쟁하려는 그 모든 노력들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지요.

그 성령을 펄펄 살아 꿈틀거리게 하느냐, 아니면, 그저 내 안의 위로자, 내 찌든 삶의 위안자, 내 슬픈 마음에 평안만을 가져다주는 자로만 머물게 하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답니다. 우리는 모두 세례를 받으면서 성령을 받았지요. 꼭 어떤 특별한 은사를 받아야만 성령을 받은 것은 아니랍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은총 중에 가장 큰 은총이 사랑하는 것이래요. 그래요. 사랑하고, 사랑 받으면서 사는 삶, 그 자체가 이미 성령의 은총 속에 사는 삶이지요.

끝으로 또 하나, 6월은 예수 성심 성월이지요.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달이네요. 특별히 성령께, 그리고 성령께서 성화하시는 이 세상을 향해 미··사 자주 말씀 드리며 살기를 바래요.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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