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한 알

천주교 부산교구 해양사목 사목회장 정태완 암브로시오

만추의 아름다움을 즐길 여유도 없이 벌써 겨울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자주 머릿속에 맴도는 성경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마태복음 1720너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마태복음 2121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믿음을 가지고 의심치 않으면, 이 무화과나무에 일어난 일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산더러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여도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1979년도 한국해양대학을 졸업하고 해기사로 해상근무를 시작한 이후로 주일 미사 빠지지 않으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짧은 휴가 중에도 애들 손잡고 주일 미사를 정말 즐겁게 다녔습니다. 해외에서도 입항하는 항구마다 가능한 한 성당을 찾았었고 한번은 성공회 성당을 구분 못하는 해프닝도 있었지요.

그러다 2006년 초 성령 세미나를 참여하며 신앙의 또 다른 면을 경험하게 되었고 사랑과 봉사의 의미를 어렴풋이 느끼며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외국 항구에 기항 할 때마다 도움을 받아오던 Seamen Center, Flying Angels 기타 자선 단체의 봉사활동...

상륙할 때 차량봉사 뿐 아니라 연말이면 봉사단체들이 방선하여 나누어주던 선물 꾸러미, 내용물은 일상 속에

사용하던 물건들을 모아 만든 선물 꾸러미들이었지요. 연필, 벙어리장갑, 모자, 손톱깍기 사탕 몇 알 등등..

성탄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감사했지만 그 분들이 왜 이런 봉사를 하고 있을까는 전혀 생각을 해보질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 해양사목, 해양 선교 활동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외국에서의 그 봉사자들처럼 우리 해양사목에도 방선팀이 부산에 기항하는 선박의 선원들을 위한 위로와 기도, 사랑의 봉사 활동과 더불어 나눔 행사를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소중한 봉사 활동을 생활화하고 계신 분들께 왜? 라는 질문을 한다면 그 첫 마디는 믿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번 묵상해 봅니다.

나의 믿음은 얼마나 클까? 겨자씨의 반의 반쪽만 할까? 아니 아직은 그보다도 훨씬 작지 않을까..

깊은 고민 속에 오늘 하루도 성경 구절을 생각하며 나의 믿음에 대한 묵상을 해 봅니다.

올 한해도 해양사목 신부님과 더불어 열심히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후원으로 동참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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