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켜 주십시오” (요한 17, 11).

 

천주교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2020217일 이후, 방선, 선원 센터 방문, 선상미사, 선상 전례 등은 모두 스톱이 되어버렸지만, 해양사목 사무실에서 선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해양사목의 미래인 해양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미사와 기도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들을 위해 손수 묵주도 만들고, 그들 가운데 경제적 형편이 열악한 이들을 위해 비말마스크와 손소독제도 지원했습니다.

지난 622, 감천항 부두에서 러시아 어선의 선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전염되었다는 소식이 퍼지자, 부산교구에서는 감천부두를 이용하는 러시아 선박 50척의 선원들을 위해 400만원을 지원해주었습니다. 괴정성당 사목회에서도 100만원을 기부해주셨습니다. 이에 부산 크리스천 해양연합(Pucma, Pusan Christian Maritime Association)의 목사님들도 300만원, 부산 선원복지위원회와 부산 선원노동조합에서도 각각 300만원, 1400만원의 지원금이 모여, 비말마스크 15,000매와 500ml 손소독제 1500통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10일부터 러시아 어선 선원들과 연안 어선의 외국인 선원들에게, 도선사님들과 선박회사 대리점들의 직원들을 통해 무상으로 나눠주고 있습니다.

각종 언론매체들은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를 나눠서, 삶의 이러저러한 변화들을 이야기하고, 앞으로 살기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말들을 공공연히 합니다. 그러면서도 판데믹 상황 속에서 생명을 지켜내려고 안간힘을 써대는 이들의 이야기들이 코로나 블루라는 어마어마한 파도를 막아내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속담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로 와전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접촉이 힘들어지고, 직접대면의 기회가 줄어들게 되면서, 사람들간의 물리적 거리 두기가 사람들간의 심리적 거리 두기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자택근무가 늘고, 비대면 직장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가정 내에 머물면서 가정의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더 행복해지면 참으로 다행스럽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이러한 때에 참으로 절실한 것은 교회가 전통적으로 해오던 화살기도와 가정기도입니다.

비록 물리적으로는 만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속담은 적어도 교회 안에서는 통하지 않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운 사람들을 위해 매일 화살기도를 바치고,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과 자주 전화나 sns를 통해 통교를 유지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해양가족 여러분,

해양인들을 위해 매일 일정한 시간에 기도해주십시오. 그리고 그들에게도 우리가 함께 기도하고 있다고 알려주십시오.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그 기도가 상호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할 때입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켜 주십시오” (요한 17, 11).라고 기도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사람이 되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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