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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 (로마 12, 12)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 신부

김현 안셀모

사랑하는 해양가족 여러분,  새로운 역병의 발병과 각종 자연재해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안부의 인사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했습니다. “코로나가 창궐해서 제도적 비대면이 되고나서야 사람 얼굴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는 누군가의 뉘우침처럼 새로운 일상’(New Normal)을 맞이 하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이웃과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알아차려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팬데믹(pandemic)은 어쩌면 위기이며 동시에 기회의 시간입니다. 이 깨달음만으로도 하느님께 감사한 한 해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가 불러온 이 새로운 길 위에서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로마 5,3-5)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왜냐하면, 질병의 고통과 경제의 어려움에서 내일을 걱정하며 고민하고 있는 이웃들에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희망이라는 생명의 길, 새로운 길을 제시해줄 소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고통의 시간임에는 분명하지만, 어쩌면 절망과 탄식이 흐르는 이 때, 어둠을 밝히는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처럼 우리 역시 세상의 희망과 등불로써 거듭 태어나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래야지만 온천지에 빨간 십자가사랑이라는 두 글자로 도배된 준그리스도교 사회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예수밖에 없다는 니체(Nietzsche, 1844-1900)의 핀잔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이 사회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 한해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로마 12,12)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삶의 지표로 삼아, 늘 말씀 안에 머물며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삶을 영위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성모님의 전구 아래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늘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