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한국 가요에서 겨울바다에 관한 노래들은 대부분 지난 여름의 추억을 되새기거나, 슬픔이나 아픔으로 찾는 겨울바다로부터 위안과 위로를 받는다는 식의, 낭만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바다의 칼날과도 같은 바람과 바다를 온통 얼려버릴 듯한 추위를 온몸으로 두들겨 맞아야 하는 선원들에게 그런 노래들은 피씩 쓴웃음을 짓게 하는 듯 합니다. 경도를 따라 움직이는 선박들은 그나마 계절의 바뀜을 덜 실감하겠지만, 위도를 따라 움직이는 선박들은 항해하는 동안 내내 따뜻하거나 시원하거나, 아니면 덥거나 춥거나 둘 중의 한 계절 속에서 지내rl때문에, 선박 내의 선원들의 체력 소모가 한층 더 크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사방 팔방을 둘러보아도 망망대해밖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료 선원들과 함께 희노애락뿐만 아니라, 생사까지도 함께 해야 하는 선원들을 부두에서, 혹은 선내에서 만날 때면, 그들의 표정들이 대부분 밝다는 겁니다. 사람이 그리워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밝은 표정들은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겠노라고 그들을 찾아가는 스텔라 마리스 방선팀들에게 오히려 봉사의 기쁨을 맞보게 합니다. 봉사하려고 그들을 찾지만, 반대로 그들로부터 봉사를 받고 오는 듯한 뿌듯함마저 느낄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시고, 광야에서 40일간 피정을 하신 다음, 갈릴래아로 가셔서 맨 처음 하신 일이 고기 낚는 어부들을 당신의 제자로 부르셨던 일, 바로 다름 아닌 해양사목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하셨던 일을 이어서 부산교구에서도 해양사목이 시작되었지요. 해양사목이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내고, 열매를 맺으면서 살아온 시간들이 이제 42년이 넘어 갑니다. 42년동안 때때로 교구로부터 이런 저런 칭찬들도 받았고, 해수부로부터 상장도 받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22일에는 천주교 부산교구 평신도협의회로부터 교구 내 단체 봉사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아들 하느님께서 하셨던 일을 했을 뿐인데, 세상으로부터, 또 교회로부터 칭찬과 상을 받는다는 것이 참으로 겸연쩍게 여겨집니다. 그런 상과 칭찬은 앞으로 더욱 더 열심히 선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봉사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에게 하셨던 말씀처럼 말이지요: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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