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누어요

2019 12 18 대림 3주간 수요일 미사 강론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어제 미사 때에 우리는 예수의 족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 이어서 예수께서 어떻게 탄생하셨는지, 탄생의 경위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예수 탄생의 경위에 대한 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이야기는 아마도 예수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초대교회에서 제자들과 함께 삶을 공유했던 마리아가 초대교회에 들려준 이야기, 성서학계에서는 가계 전승이라는 전문 용어로 표현되는 이야기이다. 사실, 예수 탄생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들은 가계 전승에 속하는 이야기들이다. 예수의 탄생과 예수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 마리아만큼 알고 있던 인물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 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씀, «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그의 시대에 유다가 구원을 받고, 이스라엘이 안전하게 살리라.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주님은 우리의 정의’라고 부르리라. »라는 말씀이 희망에 가득 말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공정한 삶과 정의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나라 땅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땅이 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가 되어야 한다.

오늘 복음은 예수의 양아버지인 요셉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다.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성경에서 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은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는 사람이다. 법대로 사는 사람이 의로운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요셉은 자신과 약혼한 처녀 마리아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 법대로 하지 않았다. 법대로 했다면, 동네 사람들에게 마리아를 고발하고, 약혼을 파기했었어야 했다. 그러나 요셉은 그러지 않았다. 자신과 약혼했던 마리아를 살리고, 마리아의 안에 있는 누가 아버지인지도 모르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 남몰래 파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 먹는 것이 쉬운 일은 분명 아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인 요셉을 생각하면 할수록, 어쩌면, 요셉이야말로 진짜 바보 중의 바보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생명 하나를 살리는 , 남의 눈치 없다고 말들은 하지만, 실제로 남의 눈치 하나 보지 않고, 생명 하나 살리는 ,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남의 눈치 하나 보지 않고 생명 하나를 살리는 일을 해보면 알게 된다. 자체가 바로 하느님의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성경에서 남자 구실도 제대로 못한 남자로 여겨지는 요셉, 아내인 마리아와 아들인 예수에게 완전히 들러리 인생이었던 요셉, 남편이면서도 남편이 아니요, 아버지면서도 아버지가 아닌 요셉, 인간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요셉이지만, 생명 하나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욕심과 욕망을 모두 버렸던 요셉이 죽어라 벌려고, 죽어라 높은 자리 올라가려고, 죽어라 누리고 있는 자리 빼앗기지 않으려고 온갖 더럽고 치사한 짓거리를 행하는 사람들을 두고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치부하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더욱더 빛나 보인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가 평소에 읽는 성경의 말씀들은 읽기만 해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말씀들을 속에서 실천해 보며 살아갈 , 비로소 말씀들이 생명의 말씀이라는 것을, 말씀들이 삶의 의미를 밝혀 주는 말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때라야 비로소 오늘 1독서의 예레미야의 희망에 예언들이 바로 나를 위한 말씀이라는 것을, 그리고 오늘 복음의 요셉의 이야기가 한낯 2천년 전의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이 종말을 맞을 때까지 전해질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수 성탄 대축일이 이제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어제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아기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을 맞이했다. 외적인 준비도 중요하지만, 아기로 오실 하느님, 사람이 되어 우리에게로 오실 하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들에게 말씀을 실제로 살아 보라고 권고한다. 결코 쉽지는 않다. 그러나 한번 해보자. 그럼으로써, 내가 네가 우리가 옛날 아기로 오신 하느님을 뉘였던 베틀레헴 마구간의 구유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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