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누어요

2019 12 11 대림 2주간 수요일 미사 강론

부산교구 해양사목 담당신부 이균태 안드레아

 

오늘 독서와 복음의 말씀들은 머리로 상상하거나, 지레 짐작해서는 결코 제대로 알아 들을 없다. 실제로 그렇게 보아야만 느낄 있는 말씀들이다. 사는 것이 힘들 , 다른 모든 제쳐 두고, 하느님께로 달려 때에야 비로소 느낄 있는 말씀들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성당과 예배당을 찾는 이유가 적어도 마음의 평안만이라도 얻기 위해서이지만, 정작, 예수에게 가면, 하느님께만 가면, 모든 피로가 없어지고, 아로나민 골드가 이상 필요 없어져서, 혹은 박카스가 더이상 필요 없어져서 제약 회사가 문을 닫을 정도가 되지는 않는다. 예수에게 가면 삶의 멍에가 없어지고, 삶의 짐이 없어지지도 않는다. 예수에게 가더라도 별로 변한 것은 없다. 고생과 무거운 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삶의 멍에도 그대로이다. 예수 믿는다고, 성당 다니고 영성체 한다고 내가 마셔야 고난의 잔이 치워지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나에게 많은 짐을 씌우면 씌웠지, 멍에와 짐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한가지가 달라진다. 진정으로 나를 살리는 하느님, 생명 자체이신 하느님께로 가면, 삶의 멍에는 그대로일지라도 멍에게 편해지고, 짐도 그대로이지만, 짐이 가벼워진다. 하느님이 함께 멍에를 짊어지고, 하느님이 짐을 함께 짊어져 주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난 2014 8 18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면서 강론 때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 그리스도 십자가의 힘을 믿으십시오 » 그리스도 십자가의 힘을 믿으려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내가 짊어져야 한다.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사랑 때문에 욕을 얻어 먹고, 사랑 때문에 손가락질도 받고, 사랑 때문에 박해를 당하는 , 정의를 기반으로 하는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말도 되는 역설 같은 사실은 절대로 머리로 이해할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주먹 불끈 쥐고, 어금니를 깨물며, 그렇게 살아 보겠다고 작정하고 실제로 몸을 움직이면, 알게 된다. 삶의 멍에가 편해지고, 짐도 가벼워진다는 것을 말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걸어가신 , 사랑의 , 생명의 , 십자가의 길을 걷지 아니하면, 그리스도 예수에게 와서 안식을 얻는다 하면서도 자꾸 힘겨움은 피하려고만 하게 되고, 고통은 제거되는 것만이 능사이고 불편은 해소되는 것만이 은총이고 능력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믿으면서도 불평은 끊이지를 않게 된다. 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 아니다.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을 뿐이다.

      믿는다는 것은 믿음의 대상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고, 손을 가지런히 모으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믿는다는 것은 믿음의 대상이 보여준 삶을 재현해 내는 것이다. 내가 예수가 되고, 내가 예언자가 되는 것이다. 내가 예수가 되지 못하고, 내가 예언자가 되지 못하면, 믿는 사람은 언제나 피곤해질 뿐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박카스 10통도, 아로나민 골드 100통도, 링거도 소용이 없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이렇게 다가온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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