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학교 졸업생
이민석 스테파노
가톨릭학생회는 내 대학생활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 1학년 군대와도 비슷했던 대학생활이 너무 힘들고 지쳐 방황하던 시기에 종교생활로 나에게 의지와 버팀목이 되어준 고마운 동아리이다. 해양사목은 그런 가톨릭학생회가 올바르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매주 학교 밖으로 나가기 무서운 교칙 때문에 제대로 된 종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아리방에 신부님께서 직접 오셔서 미사를 집전 하셨다. 미사가 끝난 후에 먹는 맛있는 음식들 덕분에 학생들도 많이 왔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그중에 하나였다.)
해양대에서 가톨릭학생회가 가지는 의미는 굉장히 크다. 내가 1학년 때 4학년 선배들이 3학년 실습을 마치고 뒤늦게야 가톨릭학생회 동아리에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분들은 애초에 신자도 아니었다. 승선 중에 갑자기 종교심이 생겨날 이유는 없다. 승선생활을 마치고 다른 것도 아닌 종교를 찾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단지 생활이 힘들어서, 이대로 의지할 곳 하나 없이 망망대해에서 외롭게 일을 하다보면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것 같아서가 그 이유일 것이다. 이런 선원들을 위해서, 또 미래에 이런 선원들이 될 해양대학교 학생들을 위해서 해양대 가톨릭학생회, 해양사목의 필요성은 크다.
해양대 가톨릭학생회는 해양사목의 도움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해양사목은 선상생활 속에 종교활동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선원들의 의식 함양과 지치고 외로운 선상 생활중에 삐뚤어질 수도 있는 마음을 바르게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당장 알 수 있는 예로 나 또한 해양대학교 승선생활교육이 힘들어서 동아리에 들어간 것이니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해양대내에는 많은 개신교 동아리가 있지만 천주교 동아리는 가톨릭학생회 하나뿐이다. 그런 점에서 거기에 속해 있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껴지지만 한편으로는 회장으로서 더 많은 천주교 신자들을 동아리로 데려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도 아팠다. 대학생들에게 있어 천주교의 인식은 솔직히 개신교 교회에 비해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이미지이다. 나는 가톨릭학생회 회장입장에서 신자, 비신자 구분 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그런 이미지를 탈출하고자 노력하였다. 부산가톨릭대학생연합회(이하 부가대연)에서 하는 체육활동, 피정 등 다양한 활동에 참석하였고 타 대학 가톨릭학생회와 연합해서 엠티도 기획하였고 태종대성당에서 열리는 행사들에도 참석하였다. 방학 때는 신부님과 함께 테마를 정하여 엠티도 다녀왔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하루는 비신자인 학생이 천주교에 대한 좋지 않았던 인식과 믿음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나한테 말했다. 그 순간이 아마 가톨릭학생회 회장으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의미 있고 추억 많은 동아리의 대표를 한 학기 지내고 졸업을 하여 해군소위로 복무중이다. 학교생활의 전부였던 가톨릭학생회. 내 대학생활의 출발점이자 마지막이 되었다. 내 대학생활의 마침표는 이미 찍혔지만 동아리의 마침표는 찍히지 않았다. 나로 인해서 또 우리 동아리로 인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했을 후배들이 다시 주인공이 되어 계속해서 후배들에게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면서 동아리를 예쁘게 가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