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원고

그리스도인의 적선(積善)

                                          - 김헌규 블라시오 -

 

주역(周易) 문언전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 적불선지가(積不善之家) 필유여앙(必有餘殃)......

“선(善)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고, 불선(不善 -선하지 못하 행위)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재앙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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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가 석가모니를 찾아가 호소를 하였답니다.

‘제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이 무슨 이유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뭘 준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아무 재산이 없더라도 줄 수 있는 일곱 가지는 있는 것이다.”

  • (화안시) : 화색을 띠고 부드러운 얼굴로 정답게 남에게 대하는 것.
  • (언시) : 말로써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와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이다.
  • (심시) :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이요.
  • (안시) :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것처럼 눈으로 베푸는 것이요.
  • (신시) : 몸으로 때우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 준다든지 일을 돕는 것이요.
  • (상좌시) : 대와 장소에 맞게 자리는 내여서 양보하는 것이요.
  • (찰시) :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다.

 

“네가 이 일곱 가지를 행하여 습관이 붙으면 너에게 행운이 따르리라.”라고 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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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복음 25장 35~45절의 최후의 심판 장면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최후의 심판날에 착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을 갈라서 착한 이들에게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그러면 그 의인들이 ‘주님, 저희가 언제 그렇게 해 드렸습니까?’ 하고 반문하여 주님(임금)께서 대답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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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善(적선)이란 善業을 쌓는 것입니다.

걸인들이 많이 쓰는 ‘적선하십시오.’의 積善(적선)입니다.

살아 있는 우리들에게 가장 시급한 적선이 목마르고, 배고프고, 추위에 떠는 일입니다. 이때는 마실 것과, 먹을 것과, 입을 것으로 갈증과 배고픔과 추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의 선업(善業)은 위의 7가지 포시(布施)에서 석가모니가 가르쳤듯이 발고 푸근한 얼굴과 사랑의 언사로 마음의 문을 열고 호의를 담은 눈으로 행동으로 도우며 상대를 헤아려 주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님도 사랑이란(코린도1서 13장) 것에 대하여 갈파하십니다.

모든 재산을 나누어주고 내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시며 사랑의 자세에 대해서 가르치십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리며,

친절하고, 시기 하지 않으며,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으며, 무례(無禮)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또한 사익(私益)을 추구하지 말고, 성내지 말고, 앙심을 품지 말고, 불의에 기뻐하지 말고, 진실을 두고 기뻐하며, 남의 흉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고 희망하며 인내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여기에 석가모니의 7포시(布施)가 다 담겨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말씀에 믿음(信), 희망(望), 사랑(愛) 중에 으뜸인 사랑을 말씀하십니다.

 

붉은 장미가 만발한 5월 성모 성월에 사랑을 배우고, 가슴에 새기며, 사랑의 향내를 풍길 수 있는 그리스도인의 적선(積善)을 생각해 봅니다.

 

김헌규 블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