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축하합니다!
주님의 부활의 은총이 대연성당 모든 신자분들께 함께하기를 빕니다. 주님 부활의 기쁨이 늘 여러분께 머물고, 일상생활 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일들 속에 주님의 부활의 은총이 함께하시고, 영적으로는 늘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충만하여 살아가시기를 빕니다. 또한 이 기쁨을 여러분의 이웃들에게도 전하는 부활의 증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세례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습니다.”(골로 2,12)
주님이 부활하셨으니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도 부활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부활하셨으니 우리도 죽어야 부활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죽어야 부활할까요? 사는 대로 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실 수 있었던 이유는 그분의 삶에 있습니다. 그분께서 부활에 합당한 삶을 사셨기에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즉 주님처럼 살아야 우리도 부활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삶은 사랑의 삶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사랑의 삶을 마음에 들어하신 성부께서 당신 외아들 예수님을 부활시키셨습니다. 주님의 죽음도 이 사랑의 삶의 일부였습니다.
주님의 죽음은 보통 죽음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죽음이었습니다.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그분은 죽음 앞에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으셨습니다. 그 사랑 때문에 죽는다 해도 주님은 사랑을 멈출 수 없으신 분이십니다. 그 사랑은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가장 큰 사랑입니다. 그렇게 가장 큰 사랑의 죽음이 부활을 가져왔습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 하였으니, 가장 큰 사랑을 이루신 주님은 이로써 율법을 완성하셨습니다. “나는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는 말씀을 다 이루신 것입니다.
주님은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으셨습니다. 살아계실 때 사랑을 한없이 베푸시다가 돌아가실 때도 사랑 때문에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 큰 사랑에서 힘을 얻어 우리도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어야 합니다.
사랑을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방해물이 나타날 것입니다. 사랑하기 위해 죽음의 고통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놓으셨으니 이제 우리가 주님을 위하여 우리 자신을 내놓을 차례입니다. 시시각각으로 밀려오는 삶의 난관들을 넘어서 부활에 대한 희망을 바라보며 자기를 죽이는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매순간 죽는 것입니다. “우리의 처지는, "우리는 종일토록 당신을 위하여 죽어갑니다."라는 성서의 말씀대로입니다.”(로마 8,36) 이러한 사랑의 죽음이 있어야 우리는 부활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의 도움으로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로마 8,37) 주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겪으신 고난을 생각하며 우리의 고난을 이겨내도록 합시다.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8-39)
대연성당 주임신부 김해원 가브리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