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원고

편집 후기

 

 

우연히 재개발 공사 현장 근처를 지나다가 철근과 시멘트 포대가 쌓인 공사장 한 귀퉁이에서 만개한 벚꽃 나무를 보았습니다.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면 머지않아 스러질 벚꽃 나무. 곧 닥칠 자신의 미래에 아랑곳없이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의 임무는 묵묵히 주님의 섭리를 따르는 일이고 지금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당장 내일 베인다 해도 자신은 괜찮다고, 행복하다고 저에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 그 나무를 측은하게 바라보고 있는 저 자신이 되레 부끄러웠지요.

주님은 저희가 당신에게 거창하고 화려한 무언가를 해드리는 것보다 매일 매일의 소소한 일상에서 당신을 기억하고 당신 보시기 좋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을 더 원하실 것 같습니다. 마치 주님의 일을 하느라 곧 닥칠 미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공사장의 벚꽃 나무처럼 말입니다.

기도때마다 주님께 은총을 구하면서도 실제 삶의 태도는 그 은총으로부터 멀어져 있진 않는지 반성할 일입니다. 저희가 하는 모든 일이 오롯이 주님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기도드립니다.

주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옹달샘에 글을 보태어 주신 형제, 자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온천성당 모든 교우님들께 평화를 빕니다.’

옹달샘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