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바구니에 수북이 쌓인
성(聖) 가지들을
주님께서 지으신
하나같이 귀한
그 성(聖) 가지들을
이리저리 뒤적이며
집었다가 내려놓고
고르고 또 고르는
사람들, 사람들...
결국
바구니에 남은 건
모양 없는 잔가지들 뿐
주님 손수 빚으신 것조차
인간의 잣대로 취하고 버리니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모양 없는 잔가지 몇 개
행여 주님 보실까
황망히 집어 들고
성호를 긋네
“세상 만물에 나의 영(靈) 깃들었으니,
구별치 말고 두루 사랑하라“
켜켜이 내린 봄 햇발 위로
주님 음성
아지랑이처럼
아련하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