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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요한10,27)./2019-05-12/변혜영.

부활 제4주일 한낮의 풍경이 무척 자유롭다. 오늘은 성소주일이면서 부처님 오신 날이다. 성소주일 행사에 가신 수녀님들도 계시고,절에서 밥 먹는다는 이들도 이었고,한분 수녀님의 모친 장례로 어제 연도를 하러 갔다 왔었다.

 

근데,어제 토요일에 봉사자들이 오시어 나무 버리는 곳에 쌓여 있는 것들을 정리해 주셨는데, 연도 가는 것 때문에 시간표가 다 바뀌어서 낮기도 시간이 약 한시간 정도 당겨 졌고,모두 함께 모여서 출발 해야 하는 시간도 있고 하여,마음이 좀 여유가 없었고 그래서,형제님들께 오늘은 좀 일찍 마치자고 했더니,자꾸만 괜찮다며 일을 중지하지 않아서 낮기도가 끝나기 직전 성경소구때부터 공동기도에 함께 했었다. 형제님들의 수고가 너무 고마웠다. 깔끔해진 상태가 정말 감동이었다.

 

연도 가는 차를 타기전에 동산사무실에 얼른 가서,작지만 간식을 조금 챙겼다. 함께 묵주기도를 하고 나서,간단히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짧은 즐거움을 느꼈다. 장례식장에서 긴연도도 하고, 이른 저녁식사도 하고, 짧은 연도도 드리고 돌아왔다. 갈때는 휴게소에 들리지 않고 갔었고, 올때는 운전하시는 분께서 졸음으로 어려워하시어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고,엄청 오랜만에 핫도그를 사 먹었다.

 

토요일이 실내 화분에 물을 주는 날인데, 화초들에게 미안했고, 얼마나 목 마를까 하는 마음이 들었고,오늘 오전에 주일이지만 화초들에게 물을 주었다. 작은 화분에도 난 종류인데,얼마나 예쁘게 꽃을 한가득 피웠는지 대견스러웠다. 처음에 바이올렛을 몇 개 살리지 못했는데,이젠 조금 화초를 키우는 솜씨가 약간 좋아졌다. 물을 주면서 바닥에 떨어지는 물들은 큰 마른 걸레를 가지고 다니면서 바로 닦았고,예삐(누리의 애칭,개)는 좋아서 왔다 갔다 하다가,바닥에 앉아서 인형처럼 있었다.

 

실내 화분에 물을 다 주고는,예삐(누리,개)의 집을 정리했다. 춥다고 몇겹씩 덮어둔 것들을 다 벗기고,안에 있는 것들도 바깥으로 빼고,그런데 내가 소임하는 동안 한번도 개집에서 자지않고, 바로 개집앞의 큰박스안에서 늘 자고,쉬고 하는 것을 보았는데,그래서 박스 안에 깔린 것들도 대부분 정리하고 정돈했다. 예삐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좀 더 일찍 개집을 정리하고 박스안도 정리를 했었어야 했는데 하는 마음이 오늘에서야 들었다. 뭘 하느라 그동안 여유가 없었나 싶다!!!

 

실내에서, 개집에서,분리수거장에 갔는데,몇달동안 약 6개월정도 소임동안 늘 생각하며 느꼈던 것인데 그동안 실천을 하지 못했던 것을 오늘은 하고야 말았다. 비닐 버리는 봉지안에 버려진 각종 비닐들을 볼때마다 하나씩 접어서 부피를 줄여서 버리면 아주 많은 비닐을 모아서 버릴수 있는데, 그냥 한 개식 모양이 펼쳐진 그대로 버리고 가니까,얼마 들어 있지 않은데도 비닐은 금방 한가득 차 버리고 새 비닐을 준비해 두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동안도 나름대로 최대한 부피를 줄여서 한다고 했지만,오늘은 그냥 버려진 비닐들을 다 다시금 한 개식 펼쳐서 접어서 부피를 최대한 줄여서 넣고 나니,반정도 차 있던 비닐봉지들이 엄청 바닥에 조금 소복히 쌓일 정도로 양이 적어졌다^^*~~~

 

맨손이 아닌, 장갑을 끼고 했지만,한개씩 한 개씩 비닐을 접으면서,내 마음안에 나의 행동안에 자리 잡고 있는 악습과 교만과 죄들을 청소하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예삐(=누리)는 개집 정리 할때는 옆에서 멀뚱하니 쳐다보고 있었고,정리가 다 끝나고 나서 불러서 보게 했더니,그냥 한번 개집을 쳐다보고는 나를 보았다. 분리수거장에서 있는 동안은 예삐는 바닥에 뭐라고 할까나 실내 거실의 바닥에 사자 같은 것 깔아둔것처럼 그런 형상의 모습으로 누리가 바닥에 있었다. 근데, 그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매우 예쁘게 보이게 한다.

 

5월15일이,한국외방선교수녀회 창립 기념일이다. 근데,그날의 미사중 오르겐 반주당번이 나다. 이날은 대축일급으로 미사를 하기 때문에 미리 연습을 좀 해야 한다. 그리고 성가 선생님께서 담당수녀님편으로 악보를 맡겨두고 가셨는데, 앞으로 연습할 곡들 인데,그래서 조금전에 앞면으로 한번에 볼수 있게 악보 복사를 했다.

 

그런데,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 옛날 같으면 악보를 지금처럼 받았다면, 그리고,종종 작은 상황들을 돌아보면 담당자에게 할말이 참 많았을 것인데,지금은 상황이 되면 그 상황안에서 할수 있는 최선을 찾아서 불평없이 그냥 내가 행한다. 이것이 나의 새로운 모습이고,주님 변모처럼 환한 빛이 주변을 밝히는 기쁨이 되기에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

 

정말로 아! 옛날이여다. 지원기를 반 살고부터 미사중 오르겐 반주를 하면서 그때는 ‘음’하나라도 틀리면 최고 어른 수녀님께 가서 용서를 청했다. 중간에 칠년정도 하지 않았는데, 그 이후엔 수시로 살짝씩 또는 표나게 틀리기가 있지만,그래도 그렇게 마음으로 미안해 하는 것이 줄었는데,이 또한 나를 돌아 보아야 하는 한 부분이다.

 

이번주간은 성마티아사도 축일,스승의날과 창립기념일,5.18민주화 운동 기념일이 있는데 아무쪼록 우리들은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음성을 알아듣고 마음안에서,또한 외부적인 상황들안에서 말씀하시는 분의 소리에 귀를 쫑긋하면서 잘 따르도록 해야 한다. 한주간도 주님과 함께 즐겁고 신나는 시간들이 되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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