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상처 그리고 바람  

이 영 훈 (알렉산델) 신부 / 부산본부 본부장
 

제가 다녔던 신학교를 갈 때마다 30여 년 전 신학생들과 함께 심었던 나무들을 봅니다. 이다 알 수 없는, 수없이 많은 나무들을 볼 때마다 잠시 추억에 잠깁니다. 특히 신학교 운동장을 둘러싼 느티나무들은 가끔 저를 바라보게 합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학부 2학년 때 심었그 작던 나무들이 이제는 아름드리나무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그 크기만 큰 것이 아닙니다. 비록꽃은피지 않지만, 계절마다 가져다주는 눈의 즐거움과 마음의 편안함은 세월이 갈수록 더욱 깊어집니다. 하지만 이 나무들에게도 많은 시련이 있었고 그 흔적, 상처는 고스란히 나무 곳곳에 남겨져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가져다주는 선물은 단순히 시간이 아니라, 많은 시련과 고통 그리고 아픔 등을 잘 보듬고, 이겨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살아왔던 저의 옛 모습이 불쑥 떠오릅니다. 아쉽게도 좋았던 것보다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던 기억들이 더 많습니다. 대부분 누군가가 저에게 준 상처보다는 제가 누군가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주었던 상처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순간들이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되돌릴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하느님께서 저에게 지혜를 주셨습니다. 과거의 상처들이 떠오를 때마다 기도합니다. 그때 그 순간의 나그 사람들그리고 그 상황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비록 부족한 과거의 상처와 그 흉터는 사라지지 않지만, 어머니의 거칠지만따뜻한 손이 아픈 부위에 닿으면 잠시 그 아픔이 진정되듯 그 기도는 위안과 힘이 됩니다. 그리고 다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부끄럽지만 이제 사제로서 22년째 살게 되었습니다. 제 과거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살아왔던 그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야 합니다. 지울 수도 없고 감출 수도 없습니다. 그게 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이것입니다. 물론 신학교 느티나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니지만, 거센 비바람과 세월의 무게에 의한 상처이지만 그리고 조금은 억지스럽지만,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과거를 감추지 않은 채 끊임없는 성찰과 변화를 통해 제가 누군가에게 상처보다는 작은 위로와 선물을 주는 느티나무이고 싶습니다.

어김없이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쉽지 않을 2023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했듯이 우리가 자신만을 바라보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간다면 그리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준다면 반드시 이겨내리라 봅니다. 기도합시다. 그리고 연대합시다.

[ 노동사목 이야기 ]

2023년 노동사목의 새해인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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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우 (엘리야) 신부 / 부산본부 부본부장

 찬미 예수님, 하느님께서 허락해주신 새로운 한 해의 시작입니다.

시계만 두고 본다면 사실 어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또 다른 24시간들의 연장일 뿐이지만,

우리가 의미를 담아 새해라고 부르기에, 의미의 영역에서 새로운 시간의 한 장면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모아 담은 새로운 의미를 잊지 않고 기억하여

이 한 해 동안 새로운 무언가를 우리 삶에 담아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Tran Quoc Phong (요셉) 신부 / 부산본부 베트남공동체 담당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베트남, 타이빈 교구와 한국, 부산 교구 간에 협의에 따라 부산에 베트남 공동체 담당사제로 파견하게 된 진 국 풍 (TRAN QUOC PHONG) 요셉 신부입니다.

이번에 저는 부산, 특히 부산 베트남 공동체에 와서 한 인원이 되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동시에 낯설지 않기도 합니다. 낯선 것은 부산이 저에게 타지이기 때문입니다. 낯설지 않은 것이 제가 부산, 특히 부산 베트남 공동체와 이미 인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저는 온 교회가 제16차 세계주교 시노드를 준비하고 있는 중에 여기로 파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계주교 시노드의 주제는 공동합의성입니다. 때문에 온 교회가 준비하고 있는 시노드의 정신에 따라 제가 여기서 형제자매님들과 함께 여정에 걷게 되는 것에 대하여 하느님과 교회께 감사드리고, 또 여러분께 저와 함께 이 여정, 신앙인의 여정, 이민자들의 여정, 부산시민들과 함께하는 여정, 부산교구 교구민들의 여정, 또한 부산 베트남 공동체의 여정에 함께 걸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신년을 맞이하여 형제자매님께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2023년에 한 해에 영원한 봄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 가운데 영육 간에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han Thi Tu Hang (데레사) 수녀 / 부산본부 베트남공동체 담당

Tạ ơn Chúa đã gìn giữ chúng ta trong suốt 1 năm qua được bình an. Khỏi đầu năm mới 2023,

Nguyện xin Thiên Chúa chúc lành và gìn giữ tất cả mọi người luôn tràn ngập niềm vui và bình an trong tình thương của Chúa suốt trong năm mới này.

Chúc mừng năm mới đến tất cả mọi người!!!

2022년 모든 은혜를 베푸시고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2022년도 하느님께서 저희 모두를 축복하여 지켜 주시고 하느님 사랑 안에서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 도 아 (프란체스카) / 부산본부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노동사목 사무국장 김도아 프란체스카입니다.

첫인사를 드렸던 게 얼마 전인 것 같은데, 어느새 왕고참이 되어버렸네요. 사무실을 꽉 채운 새로운 노동사목 가족들과 함께 인사드릴 수 있어서 참 기쁩니다. 늘 노동사목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마태 7.12)’

여러분들의 응원과 후원을 어려운 노동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 해 보내겠습니다.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 서 율 (사도요한) / 부산본부 노무실장

2023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22년 하반기부터, 급증한 노동사건들과 동행하였습니다. 뉴스를 보고 최근에 체불, 해고사건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 기업들의 도산과 정리해고, 희망퇴직에 대한 압력들이 실감 나게 느껴집니다. 가톨릭노동상담소의 역할로서,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제가 될 수 있도록, 이번 연도에도 제가 믿는 신념 안에서 한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먹구름이 드리우는 이 시기에, 우리들의 희망과 사랑이 먹구름을 걷어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은혜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전 주 현 (율리아나) / 부산본부 노동안전팀장

노동사목과 함께 한 2022년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된 시기입니다. 제가 그토록 바라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복되고, 하느님께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초심 잊지 않고, 아프고 가난한 노동자의 곁에 있겠습니다. 항상 격려하고 응원해 주시는 노동사목 가족, 후원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2023년도 노동안전팀장으로서 파이팅 하겠습니다!

새 식구를 소개합니다.
 

최 레 지 나 (레지나) / 부산본부 지원팀장

반갑습니다. 저는 천주교 부산교구 노동사목의 새 식구가 된 최레지나(레지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 저 또한 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고민에 빠졌을 때 부모님은 저에게 해외 봉사를 권하셨습니다. 20대 후반을 들어섰기에 나이나 취업 등 여러 가지 마음의 부담이 안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용기를 내어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학연수 한 달여 만에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났고 이 코로나 팬데믹에 삶의 시간을 보내며 몇 년의 시간을 마치 도둑맞은 것처럼 흘려보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친구들은 하나씩 세상에 나가 자신들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고 저는 흐르는 시간 앞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지? 일단 사회에 발을 디딘 뒤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은 다시 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일 쉽고 빠른 길이 전공이라 전공을 택해 가려던 찰나 노동사목에서 거의 동시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10여 년 동안 그림만 그리다가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저는 이곳이 주님께서 주신 기회일지도 몰라라며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면서 이곳에 사회 첫발을 디뎠습니다.

3개월여 낯설고 서툰 가운데 시간을 보내며 여기 노동사목 현장에서 느꼈던 이야기를 잠깐 해보려 합니다. 저는 여기 오기 전 청년 사회교리 아카데미를 수강하며 노동과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곳으로 오면서 이주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고 지원하며 노동 안에서 사람을 보게 되었습니다. 노동은 그저 노동일뿐이라며 노동 안에서 물질만 보았던 저의 시선에 노동의 수고로움 안에 들어있던 사랑과 희생, 희망 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누리던 것들이 당연한 줄 알고 살아왔던 제가 부모님의 노고를 알게 되는 이라 것이 드는 시간도 얻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제가 담당하고 있는 도로시의 집 이야기입니다. 도로시의 집은 언어도 잘 안 통하는 타지에서 때로는 부모님을 위해 또 자녀를 위해, 가족을 위해 일하던 이주 노동자들이 몸이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무료진료소입니다. 도로시의 집은 주일마다 나의 귀한 시간을 이웃을 위해 반납하고 오시는 봉사자 선생님들에 의해 돌아갑니다. 그리고 아파서 오는 친구들의 약제비를 대신해주는 보이지 않는 후원자님들의 후원금으로 이곳이 운영됩니다. 외국인이라 일반 병원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될 많은 것들이 이곳에서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그저 주어지고 돌아갑니다. 저는 성경에서 보던 선한 사마리아인들을 이곳에서 매주 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세상은 이렇게 소리 없이 돌아가고 있음을 이곳에 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 덕에 이 시간까지 그냥저냥 살아왔던 제가 이제 노동사목의 식구에 합류했습니다. 노동, 인권, 연대, 공동선 아직은 제게 익숙하지도 쉽게 다가오지도 않는 말들입니다. 저 자신이 많이 부족한 것을 제가 알기에 잘하려고 애쓰기보다는 하나하나 성실히 배워가며 나아가겠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삶의 아주 평범한 상황 속에 숨어계십니다. 그분은 놀랍고 엄청난 사건을 통해 오시지 않고 매일의 일상적인 일을 통해 오십니다. 우리의 일상 업무, 우연한 만남, 도움이 필요한 사람...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의 행동에 영감을 주시는 주님이 계시는 곳은 바로 그런 곳입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이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저도 제 일상 업무 안에서 이웃과 함께하며 사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해에는 도로시의 집 모든 봉사자 선생님들과 그 가정에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하시길, 이 공동체를 움직일 수 있게 후원해 주시는 후원자님들께 하느님의 평화가 가득하시길, 먼 타국에 와서도 신앙을 지키려 주일마다 미사를 드리려 모여드는 각 공동체 식구들에게 하느님의 손길이 머물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노동사목 가족들에게도 하느님의 축복이 부어지는 23년이 되길, 마지막으로 저도 이곳에서 쓸모 있는 일원이 될 수 있기를 주님께 청합니다. Happy new year!!!


[ 이주 사목 이야기 ]

2022년 노동사목 이주공동체의

Merry Christmas

김 서 율 (사도요한) / 부산본부 노무실장

반갑습니다. 바자울 구독자 여러분, 코로나가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2022년이 지나고 2023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의 2022년의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어떻게 보내셨는지 소식이 궁금합니다. 노동사목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영어, 베트남, 동티모르 공동체 이주노동자분들이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산가톨릭영어공동체 속에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9일 전부터 본국의 문화인 저녁미사를 뜻하는 ‘SIMBANG GABI’ (심방가비)를 진행하였습니다. 노동사목의 부본부장의 신부의 허락과 집전하에 9일 동안 오후 830분에 1시간씩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12월에 한파가 찾아오고 이들의 잦은 연장근로에 피곤함이 몰려오는데도 불구하고 노동사목센터에 모여서 저녁미사를 보냈습니다. 미사가 끝날 때마다 이들은 생강차와 빵을 나누어 먹었는데, 이는 심방가비 때에는 필리핀에서 ‘BIBINKA’ (비빙카, 필리핀 전통 라이스 케이크)와 살라밧 (생강차)를 즐겨 먹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들은 이를 한국에서 느끼고 문화를 공유하고 싶어 했습니다. 심방가비 미사 때에 반주자가 없어 적막한 분위기에도 이들은 매번 미사가 끝날 때마다 미소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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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전, 2000여 년 전 예수님이 태어나셨던 마구간과 구유를 직접 제작하여 노동사목센터에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덕분에 영어 공동체, 동티모르 공동체는 노동사목센터에 방문할 때마다 12월의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베트남 공동체의 예술 능력을 칭찬했습니다. 또한 대표단들은 노동사목센터에서 성탄미사에 나눠줄 선물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의 수가 많아 선물준비가 힘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누군가에게 선물을 준다는 마음에 기뻐하며 선물을 만들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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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동티모르공동체는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 매월 셋째 주에 열리는 동티모르어 미사 때에 성탄절 기념파티를 열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2년 넘게 한 번도 자신의 공동체와 함께 한 파티를 열어 본 적이 없는 동티모르 공동체는 이번 성탄절이 특별하게 여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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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지역에 있는 공동체들은 어떻게 지냈을까요? 양산가톨릭영어공동체 또한 양산성당의 대강당 시설 대관 허락과 함께 파티를 열었습니다. 공동체의 대표단들이 준비한 음식과 함께 미사에 참석한 이들은 미사가 끝나고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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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가 찾아오고, 부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는 부산가톨릭신학교정에서 특별공연을 하였습니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 넓은 제대옆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고, 구유를 꾸몄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시기 전, 성경에 있는 역사를 보여주는 연극을 펼쳤는데, 이들이 11월부터 12월까지 연극을 준비하며 노력했던 땀들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습니다. 기다리고 고대하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부산, 양산, 웅상 지역에 있는 각 공동체들은 성탄미사를 성당에서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는 미사가 끝나고 이들이 준비했던 선물을 미사 참석자들에게 나누어주고, 부산가톨릭영어공동체는 미사가 끝날시간에 이들이 준비했던 크리스마스 공연을 하고, 선물 나눔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웅상가톨릭영어공동체는 성탄절이 끝나고 미사집전을 해주신 노동사목 본부장 신부님과 함께 그들이 준비한 파티를 열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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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한국에 와서 힘든 노동환경에서도 행복한 성탄절을 보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들을 지원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소중한 후원자 분들과 이들을 받아들여 준 부산교구 및 각 본당 관계자 분들과 이 글을 읽어주시는 바자울 구독자분들의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이들에게 성탄절에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선물을 해 주셨습니다. 맞이하는 2023년 새해에는 행복하고 은혜로운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22년 김해 이주 이야기

 정 명 자 (베로니카) / 김해지부 사무장

2022년도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유지되면서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확산이 되었습니다. 우리 센터도 코로나를 피해 가지는 못하고 센터의 봉사자 친구들 감염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보건소에서 격리 통보 전화를 받은 친구들은 한국어만 전달되는 격리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여 불안해하기도 하였지만, 메시지를 통해서 차분히 설명을 해주었고, 내용을 이해하면서 불안이 없어졌고 완치하여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하였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오미크론이 지나가고 이후로는 방역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중단되었던 행사 들을 하나씩 준비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제단체 별(요셉회, 성모회, 성가대, 전례부)로 간식 준비해서 미사 후 제공하면서 짧은 시간이라도 서로의 안부를 나누며 인사를 하고, 2개월마다 유아세례를 하면서 축복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혼인성사를 통해서 두 쌍의 부부가 탄생하였고, 어렵게 한국어 수업도 시작하여 12월에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8월에는 양산 펜션에서 물놀이도 하고 음식도 나누어 먹고 휴식의 시간을 가지며 summer outing을 통해서 공동체의 단합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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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본국으로 돌아가는 봉사자들이 많았습니다. 비자가 만료되어 돌아가는 친구들과 축복과 감사, 아쉬움의 인사를 나누며 감사패도 선물로 전달하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중단되었던 행사들을 진행하고 나니 어느덧 12월의 끝자락에 와 있고, 우리는 새해를 준비하면서 사목회도 새롭게 구성하고, 봉사자 및 신자들과 크리스마스 파티도 하면서 2022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올 한 해도 주님이 주신 모든 것에 감사드리며 이주노동자들이 주님 안에서 슬픔도 기쁨도 함께하면서 하느님께서 그들을 위로해주시고 빛이 되어 이주노동자들의 길을 밝혀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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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과 법]

 

2023년 달라지는 노동법

편집부

 

1. 최저임금 (2023.01.01. 시행)2022년 최저시급은 9,160원이며, 2023년 최저시급은 5% 인상되어 9,620원입니다. 이는 202311일 자로 시행되며, 1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따라서 140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월급여액을 환산하면 2,010,580원이며(9,620*209시간), 18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일급 76,960(9620*8시간)을 지급해야 합니다.

만약, 최저시급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한편, 2023년 최저임금 산입범위도 확대됩니다. 구체적으로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현금성 복리후생비(식대, 교통비, 숙박비 등)의 산입범위가 변경됩니다. 정기상여금의 경우 최저임금 월환산액의 5% 초과분, 현금성 복리후생비의 경우 최저임금 월환산액의 1% 초과분이 각각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됩니다.

 2. 산업안전보건 분야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작성·제출, 제공 등의 대상이 확대됩니다. (2023.01.16. 시행)

구체적으로 제조·수입한 MSDS(화학물질에 대하여 유해 위험성, 응급조치 요령, 폭발화재 시 대처 방법, 취급 및 저장 방법 등 16가지 항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자료) 대상물질이 ‘1,000t 이상에서 ‘100t 이상 1,000t 미만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안전관리자 2명 이상 선임 대상 사업장이 확대됩니다. (2023.02.19. 시행)

구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3에서 섬유제품 제조업, 산업용 기계 및 장비 수리업, 폐기물 수집, 운반, 처리 및 원료 재생업, 환경 정화 및 복원업, 운수 및 창고업은 상시 근로자 수 500명 이상 1,000명 미만인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굴착기 작업 근로자 보호조치 의무가 신설되었습니다. (2023.07.01. 시행)

구체적으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출입 금지, 충돌위험 방지, 좌석 안전띠 착용, 잠금장치 체결, 인양작업 시 조치입니다.

휴게시설 설치·관리 기준 적용대상 사업장이 확대됩니다. (2023.08.18. 시행)

산안법 시행규칙 별표 212에서 구체적인 휴게시설 설치·관리 기준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으며, 산안법 제128조의 2 및 시행령 제96조의 2가 신설되었습니다. 휴게시설 준비기간을 고려하여 상시 20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시기를 1년 유예하였고, 2023818일부터 시행됩니다.

<개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비전속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플랫폼종사자까지 적용대상을 확대한 노무제공자 적용 특례가 시행됩니다. (2023.07.01. 시행)

현재는 사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전속성(하나의 사업장에서 일정한 소득이나 종사 시간 등 기준을 충족)이 있는 배달라이더(퀵서비스기사)가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습니다. 그러나 산재보험법 개정으로 전속성 요건과 무관하게 모든 배달라이더가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플랫폼종사자란 온라인 플랫폼(일하는 사람의 노무제공을 중개, 알선하기 위한 전자적 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는 노무제공자를 의미합니다. 법 공포(20226) 이후 시행일 사이에 발생하는 보조사업장(전속성 충족 사업장 이외 사업장) 재해도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성근로자의 업무상 유해인자 노출 등으로 인한 건강손상자녀에게도 산재보험이 적용됩니다. (2023.01.12. 시행)

건강손상자녀란 임신 중인 근로자가 유해인자 등에 노출돼 부상, 질병 등을 입고 태어난 자녀(사망도 포함)를 의미합니다.

3. 급여 비과세 인상 (2023.01.01. 시행)

2003년 이후로 20년 만에 식대 비과세를 ‘10만 원 이하에서 ‘20만 원 이하로 상향됩니다. 이는 202311일부터 시행됩니다.

급여 비과세란 기본급이 아닌 수당으로 항목에 따라 비과세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4대 보험료, 소득세 계산 시 기준 금액에서 제외됩니다. 한편, ‘식대란 식사 제공을 지급받지 않고 수령하는 식대 금액입니다. 만약 식사를 제공받으면서도 식대도 수령한다면 식대로 받는 금액이 과세 항목에 포함됩니다.

4. 근로자참여 및 노사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 (2022.12.11. 시행)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선출하는 구체적인 방식이 시행령에서 법률로 상향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과반수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근로자 위원을 선출하는 방식에 대해 근거 규정인 근참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을 삭제하고, 이를 근참법 제6조 제2항으로 신설하였습니다.

근참법 시행령 제3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 위원 추천 시 1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라는 요건이 삭제되었습니다.

이는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의 대표성 및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의 선출에 입후보하려는 사람이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10명 이상의 추천을 받도록 하던 것을 별도의 근로자 추천 없이도 자유롭게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근로자 대표 위원 선출 시 근로자 과반수 참여'라는 요건이 추가되었습니다.

기존 시행령의 경우에는 근로자 대표 위원 선출 시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만을 규정하고 있었는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뿐만 아니라 근로자 과반수 참여'라는 요건이 추가되었습니다. 따라서 과거 과반노조가 없는 경우 근로자 대표 의원 선출 시 근로자 과반수가 참여하지 않아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근로자 과반수가 참여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 일과 시선 ]

< 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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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식 (라파엘) / 사진가

[ 지난달 한 일 ]

이주사목연대 하반기 회의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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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권에 있는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이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결성된 천주교기관들의 연대가 있습니다. 바로 이주사목연대입니다. 매년 2분기에 나누어 회의를 하고 각 지방에 소외되고 환경이 어려운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각 분야별로의 지원들을 공유합니다. 이번 회의는 울산대리구 사회사목에서 진행이 되었는데 새로운 직원분들의 인사와 함께 서로에 대한 안부를 물었습니다. 이후 회의에서는 각 단체별로의 지원의 특색을 반영하여, 이주민들이 분야별로의 어려움을 직면하였을 때에 도울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였습니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워크샵 (12/17)

지난달 한 일 2 -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사진.jpg

20221217일 부산 청소년 노동 인권 네트워크에서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청소년 노동 인권 강사들이 올해를 돌아보고, 새해에도 교육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다지기 위해 한 자리에 모여 얘기 나누고,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23년에도 청소년에게 노동에 대한 감수성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주민 공공의료 통역 체계 구축을 위한 토론회 (12/22)

지난달 한 일 3 - 공공의료 토론회 사진.jpg

221222일 오후 2이주민 공공의료 통역체계 구축을 위한 토론회라는 주제로 부산광역시의회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이주민통번역센터 링크[LINK]가 주관하는 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부산시에서 지원하는 이주민의료통역사업은 한국에서 언어적으로 소통이 어려운 이주민들에겐 통역을 넘어 보호자로, 상담자로 이주민들의 의료서비스 향상에 기여하며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23년 많은 부분 삭감된 의료통역 예산과 바뀐 상황에 맞추어 통역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었고, 우리가 바라는 전달 체계 구축은 무엇인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노동 여건 상 이주노동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되는 현실 앞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복지 증진에 행정당국과 기관들의 진심 어린 고민과 관심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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