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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글 ]

 

 

"빛소금 의료 지원 운동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 이야기"

 

차 광 준 (다윗) 신부 / 울산대리구 사회사목 담당

 

울산 대리구 산하 필리핀 이주민 공동체에서 활동 하던 제리 플라자(, 54, 양산 거주)씨는 한국에서 15년 동안 이주노동자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비록 미등록 체류자로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일하여 고국의 가족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참으로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쉬는 날 휴식을 위하여 평소 좋아하던 취미인 낚시를 하기 위하여 오토바이로 포항에 가던 중에 안전모 미착용으로 교통경찰에게 단속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리씨는 미등록 체류자였기 때문에, 신분증이 없어 관할 대구출입국사무소로 인계 되었고, 안타깝게도 강제출국대상자로 지정 되어 출입국의 보호를 받으며 강제 출국 날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보호소에서 머무는 중에 갑자기 왼쪽 팔이 저리고, 계속 하품을 하는 모습을 당시 보호소 담당 직원이 목격하였고, 이를 심상치 않은 신체 반응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러한 신체 반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보호소 담당 직원의 어머니가 간호사 출신이셔서, 담당 직원은 평소에 응급한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정보를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던 덕분입니다. 담당 직원은 즉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제리씨의 신체 반응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담당 직원의 어머니는 뇌경색 초기증상과 관련 있을 수 있으니, 즉시 병원에 가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하였습니다. 이에 담당 직원은 대구 파티마 병원에 제리씨를 이송하여 의료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결과적으로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의료 조치가 취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구 출입국 사무소는 병원에 있는 제리씨의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하였으나, 사실 제리씨는 한국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기에 보호자가 없어, 필리핀 이주민 공동체에 연락이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제리씨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여 즉시 후속 의료 조취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대구 파티마 병원에서 빛소금 협약 병원으로 전원이 필요하다 판단하였습니다. 하지만 보호 중인 외국인을 대구 관할 구역이 아닌 타 지역 병원으로 옮겼을 경우, 해당 외국인에 대하여 24시간 보호 조치가 취해질 수 없어, 쉽게 전원 요청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창원 출입국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신자분에게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는지 자문을 구하고자 연락하였습니다. 때마침 그 신자분도 휴일에 당직 근무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저희의 사정을 듣고, 대구 출입국 사무소 보호과장과 담당 신부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연결해 주었습니다. 저는 담당 과장님과 통화 중에 제리 씨를 대구에서 치료 할 경우, 의료급여 수가 적용이 될 수 없는 미등록 체류자이기에 상당한 금액의 의료비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알리면서, 이에 대한 부담을 대구 출입국 사무소에서 책임지는 것은 어려울 수 있기에, 울산 대리구 협약 병원에 전원을 허락하여 준다면, 책임지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구 출입국 사무소 보호과장은 울산 대리구의 보호 하에 환자가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아 본국으로 돌아 갈수 있도록, 안내해준다면 강제출국 대상자에서 제외하여, 자진출국자로 분류하여 보호 해제를 해줄 수 있다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제리 씨에 대한 상호 협력이 가능하다는 확인이 되자, 대구 파티마 병원과 울산 대리구 협약 동강 병원 의료진은 환자 상황을 공유하고, 즉시 대구에서 울산으로 환자를 응급 후송하여, 25일 주일 밤 11시경에 담당 신부가 직접 환자를 인계받았습니다. 울산까지 동행한 대구 출입국 사무소 직원은 담당 신부에게 제리 씨에 대한 자진 출국명령서를 전달하며, 이후 환자가 건강을 되찾게 되면, 가족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 줄 것을 요청하며, 즉시 제리 씨에 대한 보호 해제 조치를 취해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제리 씨는 울산 대리구 빛 소금 의료 지원 운동의 도움으로 이후 치료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루 사이에 급박하게 진행 된 상황이었지만, 그 과정에 어느 하나라도 어긋났더라면, 제리 씨는 뇌경색이 심해져 심각한 신체적 피해를 입게 되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마치 기적처럼 진행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서 한 생명을 살리시고자 그 모든 과정에 직접 개입하시는 섭리를 보여주신 것으로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처럼 울산 대리구 빛소금 의료 지원 운동은 생명을 창조하시고 생명을 지키시는 하느님의 일을 드러내는 기적의 운동입니다. 빛 소금 의료 지원 운동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 이야기가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의 크나크신 은혜를 체험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 노동사목 이야기 ]

 

 

< 동행 >

 

최 레 지 나 (레지나) / 부산본부 지원팀장

 

매 주일마다 사무실을 채우는 낯선 언어들, 도로시의 집, 몸이 아파 병원을 찾는 친구들의 의료지원.. 하루하루가 적응하기 바쁜 지난 1년이었습니다. 여기 노동사목에는 임금체불, 부당해고, 산업재해, 의료지원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많은 노동자들이 문을 두드립니다. 여러 업무 가운데 의료지원을 하다보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 중, 병을 키워오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의료비부담은 상상외로 너무 커서 그들의 건강은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참 낯선 단어였습니다. 저 또한 예전에는 불법체류자라는 말이 더 익숙한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지원이 필요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삶과 사연 그리고 그들의 삶의 무게에 절로 숙연해지는 시간 앞에 자주 놓이곤 했습니다. 오늘 저의 이야기는 이 친구들로부터 시작해볼까 합니다.

 

지난해 의료지원을 처음 시작했을 때입니다. 영어공동체 친구가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A라는 친구의 사정을 이야기하였고, 다음날 저는 그 친구가 입원해 있는 부산대병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에 A라는 친구는 암수술 후 회복 기간을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등록 외국인이라 병원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나와 여기저기 병원비를 빌릴 수 있는 지 전화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3명의 자녀를 혼자 키우고 있고, 자녀들은 본국의 친척 집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번 돈의 대부분은 세 자녀의 생활비와 학비로 보내고 있어 통장에는 약 30만원의 잔고만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바로 병원 사회사업팀과 연계하여 의료수가를 조정하고 의료비 감면 및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 작성을 도와주며 퇴원 준비를 시켰습니다. 그러던 중, 림프선에 전이가 되어 20차례 방사선 치료와 6~7회의 항암치료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용도 2000만원 정도 더 나올 수 있다는 병원 측의 말에 이 친구는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고향에 있는 자녀들은 어떻게 될까?’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본인은 또 어떤 심경일까?’ 생각하니 이번에는 제가 도움 받을만한 곳을 찾아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제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알 수 없는 무력감이 찾아왔습니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하느님 이 친구를 당신께 맡깁니다.’ 라고, 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은 기도만 되풀이하고 있을 때 울산대리구 빛소금을 통해 이 친구가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치료가 잘 끝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 건은 저의 첫 의료지원이어서인지 지금도 한 번씩 이 친구가 잘 지내고 있는지 생각이 나곤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우리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시는 분이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주일이면 들려오는 베트남어와 따갈로그어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올해 4, 나이가 서른도 안 된 젊은 친구가 무혈성괴사로 고통을 참다가 인공 관절 수술을 한 후 처음 들었던 것보다 4배 이상의 병원비가 청구되어 알아보던 중에 소외계층 지원 사업의 시지원비가 이 친구 앞에서 모두 소진되었다는 난감한 답변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 친구는 여차저차 퇴원을 시켰습니다만 아직 상반기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병원비 걱정으로 병원 오기를 두려워할지, 저 또한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 친구들을 어느 병원으로 데려가야 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치 저의 걱정이 기우인 양 이번에는 교구병원과의 협약식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아픈 친구들이 교구병원에서 안정적인 의료지원을 받고 있고, 그들에게 품을 내어 준 교구병원을 보면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저는 요즘 연대라는 말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연대란 누군가의 삶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을,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사람과의 연대이자 동시에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임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며 조금씩 배워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연대라는 말 안에 하느님의 사랑이, 하느님의 평화가 함께 머물고 있다는 것이 이제야 조금씩 보입니다. 선의 연대는 드러나 보이는 강력한 힘은 없지만 누군가에겐 빛이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1년 동안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손길을 내밀어 준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보이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 언제든 존재감을 뿜어내는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선의 연대에 합류하는 삶이 되길 이글 끝에 다짐해봅니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겁니다. (2코린 13,11)”

 

[ 이주사목 이야기 ]

 

 

 

2023년 노동사목 이민의 날 축제

 

편집부

 

 

202393, 저희 노동사목은 109차 세계이민의날을 맞이하기 위해 한국외방선교수녀원에서 이민의 날 축제를 열었습니다. 이 날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 살고 있는 많은 이주민들이 모여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축제를 즐긴 후 합동미사를 봉헌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축제에는 부산 영어/베트남/동티모르, 김해 필리핀, 울산 필리핀/베트남, 웅상 베트남, 창원 영어공동체의 약 600여명이 참석하여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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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는 각 공동체와 노동사목이 함께 준비한 부스체험 시간이 있었습니다. 수녀원입구에 위치한 페이스페인팅 부스에서는 봉사자분들이 타투스티커를 붙여주시거나 예쁜 꽃과 캐릭터를 얼굴과 팔에 그려주셨습니다. 한국의 전통놀이 부스에서는 투호와 제기차기를 하며 선물도 받아가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마당에서는 솜사탕과 슬러시, 커피와 음료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강당에서는 필리핀, 베트남의 전통복장을 입고 함께 사진도 찍고, 각 나라의 성지 및 성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각국의 고유 간식을 함께 먹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외에도 체험부스로 묵주팔찌 만들기와 한국어로 성구를 적어 만드는 부채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무료진료소 도로시의 집 봉사자분들은 참가자들의 혈액형검사와 함께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 해주셨습니다.

 

점심식사는 각 공동체에서 직접 만들어온 음식 나눔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새벽까지 준비한 각종 전통음식들을 나누어 먹으며 좀 더 편해지고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후 프로그램은 대성전에서 진행되었는데, 먼저 각 지역의 공동체별로 준비해 온 공연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문화를 알리는 춤, 무용, 노래 등의 공연은 보는 이들로부터 천둥소리만큼 커다란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축제의 마지막은 부산교구의 교구장 주교님인 손삼석(요셉)주교님이 집전하시는 미사를 함께 봉헌하는 것이었습니다. 미사는 한국어와, 영어, 베트남어, 동티모르어가 포함되어 이루어졌고, 다양한 독서, 화답송, 복음, 강론을 이야기했지만, 제대 양 옆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언어로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에도 불구하고 한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각 공동체들은 주교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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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준비가 쉽지 않았지만, 다양한 자리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세계 이민의 날을 기념하며, 우리 주변에 함께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환대하며, 보호하고, 증진하며 통합할 기회를 주신 하느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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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신앙]

 

관동 대지진과 조선인 학살 100주년을 맞이하여 일본교회와 한국교회에서 의미 있는 성명서가 발표되어 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출처 : CBCK 홈페이지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관한 성명서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미래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19239월 관동 대지진으로 많은 조선인과 중국인, 노동 운동가, 그리고 조선인으로 오인된 일본인 등이 일본 군대와 경찰, 민중들에 의해 학살당했습니다. 특히 조선인과 중국인 희생자에 대하여 일본 정부는 이름과 인원수 등의 실태를 조사 중이라고 대답만 한 채 이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당시 정부와 군, 경찰 등이 주도한 조선인 학살에 대한 사실 인정과 그 이후 조사, 그리고 당시 대응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 등이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는 그때마다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없어 답변이 어렵다, 진상 조사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해 온 각지의 적지 않은 양심적인 시민과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학살의 실태에 관한 기록이 축적되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정부와 군대, 경찰 등에서 퍼뜨린 허위 정보로 자경단 등이 학살에 가담하였고, 나아가 사건 은폐에도 일본 정부가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식민지화된 한반도에서 수없이 많은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끝에 일본에 온 사람들이 갑자기 광기에 사로잡힌 군중에게 둘러싸여 무참히 목숨을 빼앗긴 것의 억울함은 얼마나 컸겠습니까

 

현재 많은 나라에서 과거 국가에 의한 중대한 인권 침해의 역사를 인정하고, 사죄하며 기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부당한 역사적 사실과 그 피해자를 마주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 인권과 깊은 관련이 있는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캐나다 방문 중이시던 2022725, 원주민 자녀들을 부모에게서 떼어 놓고 기숙학교에서의 학대를 포함한 동화 정책에 가톨릭 교회가 관여한 것에 대하여 사과하셨습니다

 

조선인 학살은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와 이에 대한 조선 민중의 저항, 그리고 불령선인’(不逞鮮人) 탄압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일본에서는 조선인들을 향한 이유 없는 차별 감정이 생겨났고, 현재도 조선 학교에 대한 공공 기관의 차별과 사회에서의 배타적 언행이 만연해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 사회에 깊게 뿌리 내린 차별과 배타적 감정이 오늘날 재일 외국인에 대한 혐오 표현을 조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연합 자유권규약위원회는 2022113, 일본 정부가 증오 범죄(차별에 의해 야기되는 범죄)를 명확하게 범죄로 규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그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구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우려하며, 증오 범죄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아울러 포괄적인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을 포함한 증오 범죄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우리 사회주교위원회는 지진 100년을 맞이하는 올해, 다양성 속에서 모든 사람의 인권이 존중받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세계에 보여 줄 수 있도록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역사를 진지하게 마주할 것을 일본 정부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적 책임의 진상 규명, 희생자 유족에 대한 사죄와 보상, 자료 공개와 영구 보존, 그리고 이 사실을 왜곡하지 않은 역사 교육의 확대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매년 도쿄도 스미다구에서 열리고 있는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 발송을 재개하고 추도식을 지원할 것을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에게 요구합니다

 

우리 사회주교위원회는, 가톨릭 교회 신자 여러분, 일본의 모든 시민 여러분에게도 호소합니다. 관동 대지진으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번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입니다. 왜 그러한 학살이 일어났을까요? 외국인 차별은 왜 오늘날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요? 우리는 일본에 있는 외국 국적의 사람들에게 언제나 좋은 이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잘못한 게 있다면, 그 깨달음과 회심의 은총, 그리고 인도하심을 주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싶습니다. 차별과 배제가 없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202391

일본가톨릭주교협의회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가쓰야 다이지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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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에 관한 

 

일본가톨릭주교협의회 사회주교위원회의 성명을 환영하며

 “기억이 더욱 공정하고 형제애 넘치는 미래를 보장하고 증진합니다” 

(2019년 일본 히로시마 평화 기념관에서 한 프란치스코 교황 연설 가운데)

 

 1.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과 같은 오늘날의 세계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을 통하여 닫힌 세상”(104), “산발적인 세계 전쟁”(259)이라고 정의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열린 세상을 상상하고 이룩하려면 진실에서 새롭게 시작”(226)하여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진실은 보복이 아니라 화해와 용서로 이끄는 밑거름이고, 용서는 진실에 대한 기억과 함께 걸어갈 때만 얻게 되는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용서하고 화해하려면 먼저 진실을 마주하여야 합니다.

 

 2. 이런 의미에서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기억하고 그 참상을 직시하려는 일본가톨릭주교협의회 사회주교위원회의 이번 성명은 참으로 뜻깊은 목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앞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역사의 페이지를 넘기려는 유혹”(249)에 경종을 울리고 냉혹한 국제 질서 속에 갈수록 희미해져 가는 국가적 양심과 인간 존엄의 중요성을 흔들어 깨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이 성명은 인종과 국가, 종교와 신념을 넘어 더 나은 세계를 건설하는 일에 우리 모두를 형제로 초대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다르다라는 이유로 벌어진 불행한 어제, 이민자와 난민 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로 언제든 오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과거의 수치스러운 잘못을 마주하지 않고서는 건강한 미래를 향하여 나아갈 수 없음을 다시 상기시키기 때문입니다. 자기 집단과 인종에 속한 이들만을 이웃으로 여겼던 유다 문화의 협소한 담장을 허물고(80항 참조), 모두가 하느님의 경계 없는 사랑으로 초대되었다는 사실을 삶으로 보여 주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이 성명을 통하여 다시 한번 마음에 새깁니다

 

 4. 이미 일본 가톨릭교회는 과거 이웃 나라를 상대로 국가가 저지른 잘못을 여러 차례 일본 정부를 대신하여 사과하였습니다. 이번 성명 또한 일본 가톨릭 교회가 군국주의에 짓눌린 피해자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불의와 고통에 침묵으로 동참하였음을 통렬히 반성한 전후 최초의 일본 주교단 교서인 평화를 향한 결의 - 전후 50년에(平和への決意 - 戦後五十年にあたって, 1995)의 정신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참된 평화로 가는 길임을 용감히 보여 준 일본 가톨릭교회에 다시 한번 감사하며, 한국 천주교회도 일본 가톨릭교회와 함께 인류를 모든 형제로 초대하시는 하느님 사업에 동참할 것을 다짐합니다.

 

 202394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정신철 주교)



 

[ 지난달 한 일 ]

 

되풀이되는 중대재해 방기하는 노동부 규탄 기자회견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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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만 부산에서 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운동본부는 중대재해를 방기하고 책임자 처벌을 외면하는 노동부와 검찰을 규탄하기 위해 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날 반복적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DL이앤씨에 신속한 수사와 엄중 처벌을 요구하고, 건설현장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노조탄압 중단과 가속화된 폭염, 한파에 대비하는 안전망과 대책방안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전국노동사목실무자연수 (8/23~25)

 

서울과 인천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동사목 모든 이들이 1년에 한번 만나 필요한 교육을 받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교류의 시간을 갖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지역의 노동사목을 든든하게 지키고 계신 서울과 인천의 실무자들과의 만남은 만남 자체로 큰 위로가 됩니다. 노동사목의 모든 가족들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이 외 활동

 

8/1()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 선전전 / 서면시장

8/2() 노동사건지원 /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

8/3() 의료지원 / 메리놀병원

8/6() 웅상 가톨릭 영어 공동체 2분기 노동법 교육 / 웅상성당

8/7() 의료지원 / 메리놀병원

8/8()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 선전전 / 서면시장

8/10() 노동사건지원 / 부산출입국외국인청

8/17()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기자회견 / 고용노동청

이주사목연대회의 / 희망을 여는 집

8/19() 부경울열사회특별장학생 장학금 전달식 / 노포차량사업소 강당

8/21() 노동사건지원 /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

8/22()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회의 / 센터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선전전 / 사상 서부터미널

8/23-25(-) 전국 노동사목 실무자 연수 / 복자사랑 피정의 집

8/28() 의료지원 / 부산의료원

8/29()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 선전전 / 서면시장

8/29-30(-) 전국 노동사목 실무자 회의 / 센터

8/30() 부산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 회의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서면시장번영회지회 투쟁집중문화제 / 서면시장

8/31() 의료지원 / 부산의료원

 

 

 

 

 

[ 8월 상담 현황 ]

 

상담종류

임금, 퇴직금 체불

근로계약

부당해고, 부당전직

산업재해

의료, 쉼터

기 타

소 계

김해

임금체불: 5(13)

퇴직금체불: 2(4)

-

사업장

변경 : 2(4)

-

정형외과 : 1(2)

치과 : 24(24)

기타상담: 4(6)

부산

임금체불: 12(32)

퇴직금체불:

15(33)

-

부당해고: 1(5)

-

 

신 경 과 : 1(3)

피 부 과 : 1(4)

신경외과 : 1(2)

심장내과 : 1(6)

정형외과 : 1(2)

소화기내과 : 1(3)

생활지원:

1(2)

 

총 계

김해 총 38( 53) / 부산 총 35( 92)

 

 

 

 

 

[ 8월 도로시의 집 진료 현황 ]

 

진료과목

 

부산 도로시의집

김해 도로시의집

.외과

물리치료과

치과

안과

소계

61

23

31

3

19

총계

118(신규 17)

19

 

 

8월 봉사해 주신 분들입니다. 고맙습니다.

 

·도로시의 집(무료진료소)

 

김관우, 김성철, 김현진, 박재용, 박지현, 이지은, 주희린, 최용식 / 진료과

강경훈, 권옥순, 권정순, 김명희. 우미화, 이은화, 허은지 / 간호과

김점숙, 박옥희 / 약제과

김정화, 박진옥, 오회연, 이은영 / 물리치료과

김나영, 문세영, 박정현, 서누리, 이민령, 이소연, 이채영, 이현진, 조예원, 황은주 / 치과위생과(학생 포함)

김민하, 김서영, 김정인, 박소현, 신상은 / 통역 및 학생봉사

 

 

·김해 도로시의 집(무료진료소)

 

정지현(진료과) / 김희자(간호과) / 오민재, 고은정(약제과) / 박순옥, 방주희(접수과)

동아대직업환경의학과, 동아대병원간호부, 동주대학교치과위생과, 신라대학교치과위생과, 이기대성당루카회, 페리오치과

 

 

<한국어교실>

 

한국어 교실에서 강의해주시는 봉사자 분들입니다. 고맙습니다.

 

조경혜, 유정남, 손정혜, 이인경, 이지영, 이경선, 서정아, 이양금

 

 

< 후원 >

여러분이 주시는 소중한 도움은 노동사목에게 큰 힘이 됩니다.

언제나 말없이 도와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8월 도움 주신 분들입니다. 고맙습니다.

 

강정웅신부님, 김대성신부님, 김두완신부님, 김명선신부님, 김영규신부님, 김영웅신부님, 김영호신부님, 김윤태신부님, 김인한신부님, 김진호신부님, 김형수신부님, 박재범신부님, 박종민신부님, 이동화신부님, 이영훈신부님, 이창신신부님, 이형규신부님, 전동묵신부님, 정 호신부님, 조욱종신부님, 차광준신부님, 최윤호신부님, 한종민신부님, 홍경완신부님,

강미령, 고득창, 공순비, 궁삼석, 권영근, 금민경, 김경석, 김경애, 김경희, 김광돈, 김광수, 김광순 김도식, 김미경, 김미연, 김소영, 김숙남, 김순덕, 김영애, 김용기, 김정란, 김정애, 김키아라, 김형주, 나경문, 남영애, 노병덕, 류경문, 맹정은, 문혜영, 박서현, 박석정, 박선영, 박순규, 박신희, 박위옥, 박정숙, 박정열, 박지영, 방신희, 변미정, 변효식, 서경혜, 서송연, 서정구, 선정희, 신동임, 신정화, 심은수, 엄기원, 오철규, 오철환, 유창훈, 유한이, 윤경애, 윤의택, 이명순, 이상일, 이성애, 이소라, 이수길, 이수일, 이순난, 이순옥, 이은정, 이인애, 이일래, 이정애, 이정금, 이정열, 이현재, 이화은, 임수남, 임장곤, 임형원, 임희숙, 장윤화, 전혜남, 정군자, 정금호, 정기순, 정영고, 정훈경, 정혜주, 조동순, 조영희, 조정순, 진두선, 진해숙, 차일환, 최두임, 최말이, 최상준, 최희경, 한정학, 한현주, 한혜정, 허채현, 호웅진, 홍기봉, 황민자, 황유경, 황적성

 

 

가야성당, 구봉성당, 당감성당, 동대신성당, 두왕성베드로성당, 민락성당, 밀알사제단, 빈터사제단, 서동성당, 서면성당, 석포성당, 연산성당, 온천성당(빈첸시오회), 주례성당, 초장성당, 하단성당, 메리놀병원, 부산성모병원, 부산평화방송, 남부민의원, 선우상사, 태흥당한의원, 여성그레고리오성가대,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회, 웅상성당

 

8월 도로시의집 무료진료소에 도움 주신 분들입니다.

 

김영환신부님

 

김경석, 김계진, 김애용, 김인숙, 박신희, 박현민, 이순옥, 이승남, 임석군, 임형원, 전시춘

 

우동성당, 감만소생한의원, 구봉성당, 청솔약품, 태진아이티, 페리오치과, 홍지호치과

 

익명으로 후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전화번호나 주소가 바뀐 경우 반드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전화 051-441-6403/ ,토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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