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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부산 1호 재판선전전 




[ 머리글 ]

여유로운 마음으로!

TRAN QUOC PHONG (요셉) 신부 / 부산본부 베트남공동체 담당

안녕하십니까! 시간이 너무도 빨리 지납니다. 무더위와 끈적끈적하고 습한 날씨가 찾아왔습니다. 모두 안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부산에 온지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긴 기간은 아니지만 부산은 저에게 인상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것은 바로 여유로운 모습입니다. 제가 서울에서 지낼 때는 몰랐는데 막상 여유로운 부산에서 지내보니 서울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쁜 모습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급속한 사회 변화에 따라, 현대적인 생활의 영향을 받아 부산도 다른 지역과 같이 점차 바쁜 모습이 드러납니다.

20221119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제7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를 발표 하셨습니다 담화에서 교황님께서는 가난함의 여러 형태와 노동에 관한 문제들을 지적하셨습니다. 이 문제들은 노동자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 남녀 노동자의 불균형한 임금, 직업의 불안정, 산재 등입니다. 그리고 올해 우리는 산재로 인한 사망을 비롯한 여러 아픈 경험과 함께 노동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교황님께서 지적하시던 문제들, 노동절에 경험하던 아픈 경험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여러 방법을 통하여 이런 문제들을 접할 수 있지만, 기억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왜 이런 일이 있습니까? 교황 담화 안에서 교황님께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가상적 현실은 실생활을 몰아내고 있으며 두 세계는 점점 더 하나로 혼합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잠시나마 우리를 감동시킬 수 있는 영상이 되지만, 길거리에서 살과 피로 그들을 만나면 속상하고 시선을 돌립니다. 이제 일상생활의 동반자가 된 서두름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돕고 돌보기 위해 멈추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지난 6월과 7월은 개인적으로 제게 힘든 시기였습니다. 심한 단속으로 인해 많은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단속으로 잡혀갔고, 베트남 공동체 소속 몇몇 친구들 역시 단속으로 인해 귀국했습니다. 열심히 봉사하는 친구가 질병으로 진단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희 베트남에는 코리아드림 - Korea Dream”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베트남이 한국처럼 발전하길 바라는 것과 동시에 한국에 가서 돈을 벌길 바라는 갈망을 의미합니다. 2023924은 제109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입니다. “이주 혹은 이주하지 않을 권리에 대한 자유라는 주제가 있는데, 교황님께서는 이주하고자 하는 결정은 늘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교황님께서는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함께 지적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분쟁, 자연재해 그리고 고국에서 품위 있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수백만 명이 어쩔 수 없이 이주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와서 노동하고 생활하는 것은, 더 품위 있고 더 존엄성이 있게 살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노동력 부족으로 힘든 상황을 직면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힘듦, 노동자들의 힘들, 사업자들의 힘듦을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바쁘게 서두르는 삶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지는 않는지 걱정됩니다. 우리는 너무 바빠서 멈출 수 없고, 주변을 보지 않고 있지는 않나요?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기 위해서 조금이나마 멈추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멈추고 보기 위해 여유로운 마음으로!

[ 노동사목 이야기 ]

후쿠시마 핵 오염수와 노동자 안전

김도아 (프란체스카) / 부산본부 사무국장

지난 725, 양정의 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2023년 어게인 탈핵학교의 첫 번째 강의가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와 노동자 안전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강의는 박찬호(반핵의사회 운영위원)선생님을 모시고 핵 발전과 핵 오염수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의는 천연우라늄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천연우라늄을 농축하고 핵분열이 일어난 후의 핵분열생성물과 이의 위험성으로 시작된 설명은 원자력발전소가 어떠한 원리로 운용되는지와 함께 위험성과 문제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이후로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발생구조와 원자로별 오염수의 상태와 현황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각 호기별 격납용기 내부이 데브리(핵연료덩어리)와 오염수 상태와 오염수의 추정방사능 농도와 저장량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의는 도쿄전력의 오염수에 대한 핵종 희석 시스템인 ALPS(다핵종 제거설비)의 개요와 이에 대한 평가, 그리고 IAEA의 행보로 이어졌고,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 피폭 요인과 이로 인한 문제점을 이야기 한 후 오염수 투기 이후 발생 예상되는 점들에 대한 내용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는 20113월 지진으로 인해 일본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 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1~4호기에서 발생된 누출사고입니다. 국제원자력 사고 등급의 최고 단계인 7단계인 심각한 사고이며, 현재도 방사능 물질이 공기중으로 누출되고 빗물과 지하수에 의해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누출되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은 ALPS라는 자체시스템으로 핵종을 유의미하게 희석시켜 이를 바다로 방출한다는 계획입니다. ALPS측정·확인용 설비 희석설비 취수·방수설비 등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하루 250t의 오염수의 62종 방사성물질을 국제 기준 이하로 제거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62개의 핵종 중 주요 7핵종만 측정 및 평가하여 발표하고 있고 주요 정보에 대해서 비공개로 일관하여 이 시스템이 유효성이 있는지 의문으로 남습니다. 또한 삼중수소는 제거가 되지 않고, 처리된 오염수에서 스트론튬, 세슘137, 요오드129등의 핵종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제대로 핵종이 제거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위험성이 있는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게 되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텐데,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미칠지 전부 예상할 수조차 없는 무서운 일입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난지 12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사고지역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 사고를 수습하고 해결하기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핵연료 데브리, 수조의 핵연료, 각종 오염수와 오염부산물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피폭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문제점은 노동자들의 피폭량이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공식적인 발표에 따르면 도쿄전력의 정규직 노동자와 하청노동자의 피폭량은 4~5배에 달합니다. 또한 5차 하청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정규직과 하청노동자의 급여 차이는 10배에 달합니다. 방사능의 위험함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암과 유전질환을 유발하고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방사능 앞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더욱 명확하고 그래서 더욱 잔인합니다. 피폭은 4배 이상 더 받으면서도 급여는 1/10 수준을 받는 정규직과 하청노동자의 현실은 2023년을 살고 있는 지금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길었던 장마가 지나고 피부가 따갑도록 강렬한 햇볕이 내리 쬐는 무더운 여름의 날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구는 견디기 힘듦을 뜨거운 태양으로, 잦은 홍수로, 흔들리는 지진으로, 여러 기상 이변들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리를 내리쬐는 뜨거움과는 상반되는, 추울 만큼 에어컨의 냉기로 가득한 실내에 들어설 때면 그 이질감을 견디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여름을 시원하게, 겨울을 따뜻하게, 조금 더 편안하고 안락하게 지내려는 바람들은 이기적인 불평등을 낳고 결국은 비극적인 끝으로 치닫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런 부작용 없이 편안함만을 얻을 수 있는 문명의 이기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분열이 시작된 핵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편안함을 위한 전기를 생성한 댓가를 치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주사목 이야기 ]

한 사업장이 만든 감옥에서의 탈출기

김 서 율 (사도요한) / 부산본부 노무실장

2023430, 저희 상담소에 3명의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찾아왔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E-9 비자를 가진 외국인노동자이고 도장(페인트칠) 관련 노동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는 그들의 말속에는 부당함으로 인한 억울함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어떤 연유로 이곳을 찾아왔냐고 묻자, 사장이 기숙사에서 자신들을 쫓아내고 일을 시켜주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들은 어떤 사연으로 저희를 찾아오게 되었을까요?

베트남에서 E-9 비자를 얻어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한국어 교육부터 시작하여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노력해야 합니다. 이후 한국에 들어와서 일을 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장을 변경하려고 하면 거부당하기 일쑤입니다. 사업주가 허가해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허락된 사업장 영역을 벗어나는 순간 불법외국인노동자가 되어버립니다. 이들은 매우 합법적으로 하나의 사업장에 가두어집니다.

저는 이 3명의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사건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뛰어다녔습니다. 우선, 이주노동자가 합법적으로 사업장변경을 하려면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5조제1항제2호에서 정한 외국인 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시하는 내용에 해당할 때만 가능합니다.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변경 사유4조제1호가목 월 임금의 30% 이상 금액의 지급이 2개월 이상 지연되었거나, 5조제6사용자가 임금 또는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외국인근로자의 근로제공을 5일 이상 거부하는 경우가 되어야 하는데, 후자의 방향으로 입증하려 했으나,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노동청에 이들과 함께 진정을 하였으나, 노동청에서는 해결할 수 없으니 고용센터로 가라고 했고, 고용센터에서는 사장이 허락하지 않는 한, 노동청에 진정이 제기된 후, 위 사유에 있다는 것이 입증이 되어야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출입국에 찾아갔더니 이것은 고용센터에서 해결할 문제이지 여기서는 해줄 수 없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상황은 점점 나빠져 갔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지 고작 2개월이 지난 이주노동자들은 친구의 집에서 살기 시작했고, 그들이 모아둔 약간의 자산은 높은 생활비로 새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사업주는 저와의 통화에서 이들과 관계가 좋지 않아서 반드시 추방할 것이라고 답변한 이후로 더 이상 전화마저 받지 않았습니다. 3명 중 가장 사업주와 관계가 나쁘던 A 씨는 사업주가 임의적으로 외국인등록마저 해주고 있지 않아 곧 불법체류자로 바뀌기 직전에 놓여 있었습니다. 도와주고 싶은데 어떤 방도가 없는지 고민하던 중에 이들이 다시 상담소로 찾아와 마지막 임금 명세서를 보여줬고, 여기에서 사업주가 임금에서 불법 공제한 사항이 나타났고, 사업주가 출입국에 실종신고를 하여 미등록으로 변경될 위기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이들을 데리고 출입국으로 가서 실종신고에 대한 소명을 하고, 출입국청 및 고용센터의 연계지원으로 이들이 다시금 사업장 변경허가를 받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었고, 노동청에서 3명의 이주노동자의 의견을 들어 통역자와 함께 임금체불에 대한 고소를 지원해 줬습니다.

이제 이들은 지난 3개월 간 사업장을 자유로이 변경하지도 못하고 불법이주노동자가 되는 것이 두려워 임금을 받지도 못하고 생활비만 나가는 답답함으로 가득했던 상황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이들은 저에게 마음의 빚을 갚고 싶다고 하였지만, 저는 지금 것 당신에게 도와준 사람들과 하느님께 감사하는 것으로 갚으라고 전했습니다.

사업장 변경이 자유롭지 못한 고용허가제의 어두운 면이 간절한 노동자들을 굶주리고 돌아갈 곳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세상 곳곳에 이들처럼 고통받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에 아직도 가슴이 아픕니다. 노동자를 하나의 인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노동력으로만 보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노동의 참된 가치와 노동하는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노동을 향한 눈빛]

<추억에 젖으며, 함께하지 못한 죄송함!>

박 상 범 (요셉) 신부 / 데레사여자고등학교 교목담당

매달 5, 한 달의 마지막 주일 양산 영어 미사를 봉헌하게 되면, 20132월 추웠던 시기가 떠오릅니다. 그 해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학기를 마무리하고 2월 겨울, 추운 새벽 아침 김해 공항에서 가족들과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저희를 맞이했던 것은 시카고 한인 성당 신자분들 몇 분과 수북이 쌓인 하얀 눈 그리고 매섭게 부는 바람이었습니다. 윈디 시티(Windy city)라고 불리는 시카고의 명성을 실감이라도 시켜주듯이 거침없는 바람이 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제 여기가 니가 살 곳이다.”

낯선 나라에 마주해야 하는 막막한 현실을 체험하는 데에는 며칠 걸리지 않았습니다. 양산 미사를 봉헌하시는 신자분들 역시도 피할 수 없을 현실을 경험하셨을 것이고, 에피소드 하나쯤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리둥절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답답한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부딪혀야 했을 것입니다. 처음 미국에 도착한 시기 어린 꼬마 아이가 처음으로 슈퍼에 가서 과자 하나 사는 것처럼 모든 일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에 하나는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에 가서 세트하나 제대로 시키지 못하고 단품 버거 하나씩 먹고 나왔을 때입니다. 당장이라도 집에 가고 싶은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영어 미사를 봉헌하면서 신자분들을 보면 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들이 떠오르며, 신자분들도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힘듦이 있었을까 짐작하게 됩니다.

낯선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호락호락한 일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움과 서글픔, 외로움과 쓸쓸함이 늘 함께 합니다. 그럼에도 4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한국에 단 한 번도 들어오지 못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한인 공동체였습니다. 고국을 떠나 비슷한 고생을 하며 공감할 수 있는 공동체, 서로 힘듦을 이해하고 서로 서로 도우며 힘이 되어주는 공동체입니다. 저 역시도 방학이 되면 한인 공동체를 방문하여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어로 대화하고, 한국어 미사를 봉헌함으로써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몇 개월에 한 번 양산에서 이주민 공동체와 함께 영어로 미사를 봉헌합니다. 그분들의 모습을 보며 미국에서의 저의 모습을 매번 떠올립니다. 생계를 위해 타국에서 겪는 어려움을 말할 것도 없거니와 보고 싶은 가족들, 고국의 음식이나 문화들 모든 것들을 마음속에 고이 간직하며 고생하고 계실 것입니다. 정말 그분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피어오르지만 언어적 한계로 인해 그분들의 마음을 더 깊이 공감하고 힘이 되어 주지 못함에 늘 죄송함 마음이 듭니다. 미사 봉헌만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며 깊은 친교를 나누지 못함에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랬듯이 공동체 안에서 서로 기도하며 서로 힘이 되어 줄 수 있길 미사 중에 늘 간절히 기도합니다. 미국에서 떠나온 지 6년이 넘어가는 지금 영어미사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주민들의 마음에 조금의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노동현장소식 ]

어느 이주노동자의 죽음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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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인 2022325, 부산 연제구의 한 신축공사 현장의 주차타워 내부 단열공사 중에 한 외국인 노동자가 작업 중 갑자기 작동된 3.3톤 무게의 균형추에 끼어 숨졌다. 그리고 14개월이 지난 2023720, 이 사고와 관련한 재판이 열렸다.

이 사고는 A업체의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벌어졌고, 주차타워 관련 하도급을 받은 B업체에 소속된 외국인 노동자가 주차타워 내부 단열을 위해 단열재를 부착하던 중에 벌어졌다. 이 노동자는 지하 1층에서 혼자 작업을 하고 있었고, 작업장 주위에는 신호수도, 작업지휘자도 없었다. 게다가 작업 중이니 리프트 작동을 하지 말라는 안내문 부착도 이뤄지지 않아, 내부에 노동자가 작업 중임에도 리프트를 작동했고 균형추에 끼임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지고 말았다.

아주 당연하고 기본전인 안전보건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리프트가 움직이면 그 안에서 일하던 사람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에 대해서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다. 층마다 안내문을 부착했다면, 리프트를 사용중지 시켰다면, 신호수와 작업지휘자가 있었다면, 리프트 작동 금지를 사전에 다른 노동자들에게 공지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이다.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어떠한 산업안전보건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작업을 지휘한 안전관리자 그리고 작업의 주체인 업체의 대표자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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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 재판이다. 검찰은 피고인 모두가 노동자에게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어야 한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이행되지 않았고,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을 자세히 확인해 주었다. 검사의 공소사실에 대한 내용을 들을수록 안타까움이 커져만 갔다. 당연하고 기본적인 조치들만 선행되었다면 죽지 않았어도 된 안타까운 사고였음이 재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혐의 내용을 인정하겠다던 피고측 변호인은, 도급공사 기간이 매우 단기간이었다고 말하며 법에서 요구하는 모든 사항을 이행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공사 시작한지 열흘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에 벌어진 사고였고, 사고가 난 부분 이외의 나머지 영역에서는 모든 법적인 내용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답변이다. 공사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사고는 준비기간이 짧으므로 안전보건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인가? 하도급 기간이 짧은 경우에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면죄부를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기본적인 안전보건조치 의무가 이행되지 않아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는데, 전반적으로는 모든 법적 조치를 이행했다고 하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장들이다. 게다가 원청인 A업체는 지난 20216월 다른 오피스텔 신축현장에서도 사망사고를 일으킨 업체이다. 1년이 지나지 않아 반복적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이니만큼, 전반적으로 법적인 내용을 이행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2022년 부산에서 41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했다. 올해에도 벌써 21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반복되는 노동자 사망에 대한 예방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만 하며, 제대로 된 사고원인 조사 및 조사결과 공개 그리고 엄중한 처벌 역시 이루어져야만 한다. 사망한 이주 노동자의 이름도, 국적도, 나이도, 어떻게 지냈는지도 무엇인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피고측 변호사는, 사망한 노동자의 유족과 합의를 진행했다고 말하며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어떤 내용으로 합의를 진행했는지도 알 길이 없다. 너무나 쓸쓸하고 너무나 씁쓸하다.

이미 발생한 사고는 돌이킬 수 없다.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14개월이 지나서야 공판이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다. 공판이 끝날때까지 함께 지켜보고, 노동청의 검사보고서 공개와 검찰의 기소 그리고 법원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할 것이다. 이외에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다. 더 이상 허무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고원인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이를 기반으로 한 엄중한 처벌이 선행되어야 한다. 누구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님을 인식하고 함께 대책을 마련한다면 막을 수 있는 죽임이 반복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타국에서 외롭고 억울하게 죽어간 이름 모를 이주 노동자의 영혼을 위해

진심으로 기도 드립니다.

[ 어게인 탈핵학교 ]

홍보 - 어게인탈핵학교.jpg

[ 일과 시선 ]

< 평화 >

일과시선 - 가로로 사진 업로드 요청.JPG

장영식 (라파엘) / 사진

[ 지난달 한 일 ]

스텔라데이지호 공판 선전전 및 방청 (7/10)

스텔라데이지호 침몰과 관련한 공판이 지난 710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공판에서는 침몰 전 선박 검사를 진행한 증인의 심문이 이어졌습니다. 검사를 통과한 선박이 1년이 지나지 않아 바다 한복판에서 침몰했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이후, 같은 시기에 검사를 진행했던 또 다른 선박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 한 결과 폐선 결정이 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증인은 검사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만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태도에 유가족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공판 결과가 나올때까지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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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울미사 (7/27)

노동자·후원자를 위한 바자울미사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 7시에 노동사목센터 3층에서 봉헌됩니다. 이날 미사 주례를 맡은 조광우(엘리야)신부님께서는 이 날 강론을 통해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린 세대는 가진 것마저 잃을 것이고, 의미와 가치를 소중이 여기는 세대는 더욱 풍족하게 누리게 될 것입니다. 제 노동과, 노동의 산물과, 그 산물의 공유가 더 의미있고 가치있게 여겨질 때 인간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축복하신 노동의 의미와 가치가 이 땅에서 잘 드러나고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라고 말씀하시며, 노동이 가진 관계성에 대해서 강조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기도하며 지낼 수 있길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노동사목 바자울미사는 8월에 쉬어갑니다. 921() 저녁 7시에 노동사목센터에서 뵙겠습니다>

이 외 활동

7/3() 차별금지법 제정 부산연대 회의 / 민주노총 부산본부

7/4()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 선전전 / 서면시장

7/6() 의료지원 / 부산의료원

의료지원 / 메리놀병원

7/7() 의료지원 / 부산대병원

의료지원 / 메리놀병원

7/10() 스텔라데이지호 공판 선전전 및 방청 / 부산지방법원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 / 가톨릭센터

7/11()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 선전전 / 서면시장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집행위 회의/ 민주노총

의료지원 / 메리놀병원

대리운전 노동실태와 개선 과제 토론회 / 부산이동노동자지원센터 사상쉼터

7/12() 노동사건지원 / 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

7/16() 양산가톨릭영어공동체 2분기 노동법 교육 / 양산성당

7/17() 의료지원 / 메리놀병원

노동사건지원 / 부산지방법원

의료지원/ 부산대학병원

노동자·활동가 심리치유모임 / 노동사목센터

7/18()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 선전전 / 서면시장

7/19() 의료지원 / 부산의료원

의료지원 / 메리놀병원

노동정책포럼 / 부산참여연대

7/20()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공판 선전전 및 방청 / 부산지방법원

7/21() 노동사목위원회 하반기 회의 / 노동사목센터

의료지원 / 부산대학병원

7/23() 부산가톨릭영어공동체 2분기 노동법 교육 / 사상성당

7/25()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 선전전 / 서면시장

노동사건지원 / 고용노동부 양산지청 김해별관

2023 어게인 탈핵학교 /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7/27() 노동사건지원 /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

바자울미사 / 노동사목센터

7/29() 양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 여름 아웃팅 / 진하해수욕장

7/30() 부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 2분기 노동법 교육 / 사상성당

[ 7월 상담 현황 ]

상담종류

임금, 퇴직금 체불

근로계약

부당해고, 부당전직

산업재해

의료, 쉼터

기 타

소 계

김해

임금체불: 3(14)

퇴직금체불: 3(12)

-

-

-

비뇨기과: 1(2)

기타상담: 1(5)

부산

임금체불: 10(25)

퇴직금체불:

10(33)

채무불이행: 1(6)

사업장변경: 3(8)

부당해고: 1(3)

-

안 과 : 1(2)

외 과 : 1(2)

치 과 : 1(3)

신 경 과 : 1(3)

정형외과 : 2(4)

소화기내과 : 1(3)

협약병원 연계 : 3(19)

민사사건지원:

1(4)

총 계

김해 총 8( 33) / 부산 총 36( 115)

[ 7월 도로시의 집 진료 현황 ]

진료과목

부산 도로시의집

김해 도로시의집

.외과

물리치료과

치과

안과

소계

53

17

27

7

19

총계

104(신규 17)

19

7월 봉사해 주신 분들입니다. 고맙습니다.

·도로시의 집(무료진료소)

김한구, 박성연, 박재용, 변경수, 석진호, 손만기, 유창훈, 이현재, 최용식 / 진료과

강경훈, 권옥순, 권정순, 김명희. 이영숙, 이은화, 허은지 / 간호과

김미나, 김점숙, 박옥희 / 약제과

김정화, 서연정, 이은영, 임승현 / 물리치료과

강민서, 김가은, 김나영, 김도희, 김상혁, 박정현, 서누리, 서인혜, 신재원, 심소민, 이현진 / 치과위생과(학생 포함)

김규리, 김민하, 김정인, 박시언, 신상은, 이서윤, 장문선 / 통역 및 학생봉사

·김해 도로시의 집(무료진료소)

김범수, 김현웅(진료과) / 최은영(간호과) / 오민재, 고은정(약제과) / 박순옥, 방주희(접수과)

동아대직업환경의학과, 동아대병원간호부, 동주대학교치과위생과, 신라대학교치과위생과, 이기대성당루카회, 페리오치과

<한국어교실>

한국어 교실에서 강의해주시는 봉사자 분들입니다. 고맙습니다.

조경혜, 유정남, 손정혜, 이인경, 이지영, 이경선, 서정아, 이양금

< 후원 >

여러분이 주시는 소중한 도움은 노동사목에게 큰 힘이 됩니다.

언제나 말없이 도와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7월 도움 주신 분들입니다. 고맙습니다.

강정웅신부님, 김대성신부님, 김두완신부님, 김명선신부님, 김영규신부님, 김영웅신부님, 김영호신부님, 김윤태신부님, 김인한신부님, 김진호신부님, 김천일신부님, 김형수신부님, 박재범신부님, 박종민신부님, 이동화신부님, 이영훈신부님, 이창신신부님, 이형규신부님, 전동묵신부님, 정 호신부님, 조욱종신부님, 차광준신부님, 최윤호신부님, 한종민신부님, 홍경완신부님,

강미령, 고득창, 공순비, 궁삼석, 권영근, 금민경, 김경석, 김경애, 김경희, 김광돈, 김광수, 김광순 김도식, 김미경, 김미연, 김소영, 김숙남, 김순덕, 김영애, 김용기, 김정란, 김정애, 김키아라, 김현주, 김형주, 나경문, 남영애, 노병덕, 류경문, 맹정은, 문혜영, 박서현, 박석정, 박선영, 박순규, 박신희, 박위옥, 박정숙, 박정열, 박지영, 방신희, 변미정, 변효식, 서경혜, 서송연, 서정구, 선정희, 신동임, 신월이, 신정화, 심은수, 어화자, 엄기원, 오철규, 오철환, 유창훈, 유한이, 윤경애, 윤의택, 이남원, 이명순, 이상일, 이성애, 이소라, 이수길, 이수일, 이수현, 이순난, 이순옥, 이은정, 이인애, 이일래, 이정애, 이정금, 이정열, 이현재, 이화은, 임수남, 임장곤, 임형원, 임희숙, 장윤화, 전혜남, 정군자, 정금호, 정기순, 정영고, 정훈경, 정혜주, 정회웅, 조동순, 조성임, 조영희, 조정순, 진두선, 진해숙, 차일환, 최두임, 최말이, 최상준, 최희경, 한정학, 한현주, 한혜정, 허채현, 호웅진, 홍기봉, 황민자, 황유경, 황적성

가야성당, 구봉성당, 당감성당, 동대신성당, 두왕성베드로성당, 민락성당, 밀알사제단, 빈터사제단, 서동성당, 서면성당, 석포성당, 연산성당, 온천성당(빈첸시오회), 주례성당, 초장성당, 하단성당, 메리놀병원, 부산성모병원, 부산평화방송, 남부민의원, 선우상사, 태흥당한의원, 여성그레고리오성가대,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회

7월 도로시의집 무료진료소에 도움 주신 분들입니다.

김영환신부님, 김진우신부님, 김천일신부님

김경석, 김계진, 김상옥, 김애용, 김인숙, 박신희, 박현민, 이순옥, 이승남, 임석군, 임형원, 지명옥, 전시춘

우동성당, 감만소생한의원, 구봉성당, 청솔약품, 태진아이티, 페리오치과, 홍지호치과

익명으로 후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전화번호나 주소가 바뀐 경우 반드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전화 051-441-6403/ ,토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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