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하느님이 신비 자체이시듯 우리의 삶과 인생 역시 신비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어떤 경우에는 시련과 고통이 가득한 눈물의 골짜기가 되기도 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경이로움과 기쁨의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어떤 처지를 맞이하든 그 처지를 우리가 제대로 예견하기 힘들고, 그 모두를 이해할 수 없으며, 또한 우리의 뜻대로 이루어 낼 수 없습니다. 인생은 많은 경우의 우리의 범위를 넘어서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는 무엇 하나 정해진 것, 확정적인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내일을 자신할 수 없고, 우리의 어제를 다 해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자면, 내 능력과 노력 이상의 무엇이 우리 삶을 받치고 있음도 깨닫습니다. 나를 넘어서는 그 무엇과 그 힘을 어렴풋하게 나마 알고 있기에 우리는 그 힘이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기를 기원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또는 축복을 바랍니다. 오늘날 의 의미가 지나치게 현세적인 것, 물질적인 것으로 변질되어서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복을 비는 것 자체가 이미 인생을 신비로 바라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우리의 인생이 신비라고 한다면, 우리가 걸어온 인생에서 나의 노력이나 조건을 넘어선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 짓도록 도와 주신 스승과 같은 분도 있고, 내 노력과 능력 이상의 기회를 맞이한 사건도 있습니다. 그때 그 시련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중 에서야 그 시련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사건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그런 사건들로 인해서 나는 지금의 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내 인생이 일차적으로 나의 것이지만, 그것이 오로지 내가 이룬 것이라고 말하기 힘든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우리 인생에서 나를 지탱해주고 이끌어주었던 하느님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손길이 아주 오래전의 일 일수도, 비교적 최근의 일 일수도 있겠지만, 그 손길은 지금도 내 안에서 살아있고, 나를 이끌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인생을 경이로움과 신비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발견하는 이들이 바로 신앙인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은 자신의 삶에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의 인생이 감사를 드릴 만한 여유와 여건이 되지 않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시련과 고통이 우리를 덮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때에도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한다고 하여 상황이 바뀌지 않습니다. 운명을 탓하고 불행을 탓한다고 우리 삶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더 기도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하느님께 기도하며 감사해야 합니다. 기도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하고, 감사의 마음은 우리의 삶을 바꿉니다.

기도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은 결국 참다운 신앙에서 나옵니다. 나를 감싸고 있는 하느님의 은총에, 나를 이끌고 있는 하느님의 손길에,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우시는 하느님께 기도하고 감사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바오로 사도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십니다. “형제 여러분,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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