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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8 07:54

[강론] 교구 수호자 대축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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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수호자 대축일 강론 – 일상의 성인
 

주임신부   2022. 10. 9. 범일성당


 

우리는 오늘 ‘부산교구 수호자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1957년 1월 21일, 대구 관구로부터 분리된 ‘부산대목구’가 설정되었는데, 이로서 이 날이 부산교구 설립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초대 교구장이셨던 최재선 주교님께서는 우리 교구를 ‘묵주 기도의 성모님’께 봉헌함으로써, 우리 교구는 ‘묵주 기도의 성모님’을 주보(主保)로 모시게 되었고,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10월 7일과 가까운 주일인 오늘을 ‘교구 수호자 대축일’로서 보내게 됩니다. 


 

이런 날을 맞아, 우리 교구의 초대 교구장 최재선 주교님의 모습을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분께서는 1912년, 현재 울산대리구에 속한 울산시 울주군 시골에서 탄생하셨습니다. 최 주교님은 여러 면에서 첫 번째 기록을 세운 분이십니다. 당신께서 96세가 되던 당시, 한국교회 최고령 사제이자 주교였던 최 주교님께서는 사제수품이 아닌 주교수품 50주년 금경축을 지내셨는데, 사제수품 50주년을 맞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교로만 50년을 지낸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교구장 직에서 물러나신 뒤,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해외선교사를 파견하는 한국외방선교회를 설립한 분이십니다. 제가 기억하는 최 주교님께서는 당신의 사목 모토인 “기도하고 일하라.”는 말씀처럼 한 손에는 묵주를 다른 한 손에는 호미를 들고 사신 분, 우리 교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이곳저곳에 땅을 많이 구입하신 분, 가난함을 몸소 사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최 주교님과 관련된 글이 「가톨릭평화신문」에 기고되었기에, 그 원고의 일부를 소개해 드립니다. - < 10월 ‘묵주 기도 성월’이면, 난 최 주교님을 떠올린다. 유난히도 묵주 기도를 권유하셨기 때문이고, 또 당신께서도 쉬지 않고 기도하시며 모범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은퇴하신 뒤 한국외방선교수녀회에 숙소를 두셨던 최 주교님은 수녀회 뜰에 있던 성모상 앞에서 즐겨 기도하셨다. 그러다가 때로 소나기가 쏟아 부어도 미동도 하지 않고 기도를 드렸다. 최 주교님을 가까이에서 모셨던 이들은 누구나 떠올리는 모습이다. 언젠가 내가 서울에서 일하고 있을 때, 가방을 들고 터벅터벅 걸어오시는 최 주교님을 뵌 적이 있다. 제법 더워진 한낮이었는데, 최 주교님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송했다. 통일호 기차로 도착하여 버스를 이용해 명동성당 주교관에 가는 중이라고 하셨다. 점심은 싸서 가져온 도시락으로 열차에서 때우셨다면서 웃으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신의 말년에는 한국외방선교수녀회의 경비실에서 경비 역할을 하시며 그 안에 딸린 좁은 문간방에서 사셨다. 냉난방기 하나 없었고 추운 겨울에도 늘 두툼한 옷차림으로 지내셨다. 그렇게 청빈과 검소, 절제를 몸소 보여 주셨다. 책에서나 읽어봄 직했던 우리 신앙 선조의 이야기를 나는 최 주교님에게서 보았다. 겸손과 가난의 덕을 실천하는 ‘일상의 성인’이 바로 최 주교님이셨다. >
 

우리 교구 첫 본당의 구성원이신 교형자매 여러분, 오늘 ‘교구 수호자 대축일’을 맞으며, 오늘의 우리 교구가 있기까지의 많은 은인들을 감사히 기억합시다. 또한 우리 교구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며 교구를 위해 기도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소개해 드린 내용에서 나오는 표현, ‘일상의 성인’... 참 멋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그런 최 주교님을 닮아 ‘일상의 성인’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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