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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1 09:36

[강론] 연중 제18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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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8주일(가해) 강론 – 작은 정성
 

주임신부  윤 용 선 바오로,  2020. 8. 2, 범일성당


 

여러분, 질문 하나 드립니다. 신부는 부자일까요 가난할까요?... 마음으로는 부자여야 하고, 재물로는 당연히 가난해야 함이 맞습니다. 


 

언젠가, 제가 어느 형제님에게 다짜고짜 ‘돈 백 만원만 주세요.’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께서 의아해 하시며 그 이유를 물으시기에, ‘본당을 위해 돈이 필요해서요.’라고 했죠. 그러자 그분께서 웃으시면서 ‘이렇게 자신 있게 돈을 요청하는 사람은, 아마 신부님이라서 가능할 겁니다.’라고 하시며 제가 요청한 돈을 선뜻 내어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경험으로는, 어떤 분이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말아 달라 하시며, 저에게 돈 천 만원을 주시면서 ‘신부님 필요한 곳에 쓰세요.’하셨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저 자신을 위함이 아닌 그 당시의 본당을 위해 잘 사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고, 봉헌자의 지향에 따라 우리 본당을 위해 잘 사용될 것입니다.


 

가끔씩 접하게 되는 이런 경험들 앞에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신부는 본인이 돈은 별로 없으면서도 참 부자이구나!’라고 말입니다. 이처럼, 어느 한 사람의 봉헌이 가난한 사제를 부자로 만들어 주고, 특히는 많은 이들에게 또는 본당 공동체 전체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참으로 은혜로운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제가 아는 어느 수녀님의 표현도 있는데, ‘수녀가 돈이 어디 있어요.’라고 말씀하신 그 수녀님은 자신이 봉헌의 삶을 사시기에, 당신 입으로 ‘세상이 모두 자기 집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일명 ‘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가 나옵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써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이야기이죠. 물론, 이 이야기는 예수님의 능력을 드러내신 것이며 신학적으로는 성체성사의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당신 스스로 만으로 이런 놀라움을 이루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한 인간이 내어 놓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라는 그 ‘재료’를 먼저 필요로 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보이는 표현, 즉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마태 14,17)라는 이 표현이 수많은 이들을 먹고 살리는 기적을 낳게 하였습니다. ‘작은 것’을 내어 놓음이 ‘큰 기적’을 낳게 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네 삶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 힘들어 할 때가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의 작은 정성은 별 소용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작은 것은 큰 것 앞에 초라해지기에, 머뭇거려집니다. 하지만, 작은 것은 큰 것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가 다 해줄 수 없어서 작지만, 작기에 내가 할 수 있게 되고, 내가 했기에 점점 커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내어 놓는 ‘작은 것’은 주님을 통하여 ‘큰 기적’으로 분명 변화할 것입니다.


 

주님께 우리 자신을 내기 놓기 위해 이 자리에 오신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 삶이 나의 ‘작은 정성’을 내어 놓는, 그럼으로써 ‘큰 기적’의 삶이 되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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