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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7 10:12

[강론] 대림 제4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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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4주일(가해) 강론 – 생각을 바꿈
 

주임신부   2022. 12. 18, 범일성당


 

르네상스 시대의 위대한 미술가로서 ‘미켈란젤로’라는 사람이 있죠? 그가 어느 날 저녁에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다른 사람들의 결점과 명예롭지 못한 부분들을 들추어내며 험담을 이어갔습니다. 미켈란젤로는 그들의 대화에 민망해 하면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지요. 한 친구가 ‘왜 너는 그렇게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느냐?’고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하얀 종이를 가져 와서 그 가운데에 까만 점 하나를 조그맣게 찍더니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자네들은 이 종이에서 무엇을 보는가?” 그러자 친구들이 대답합니다. “까만 점을 보네.”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말했습니다. “나는 자네들이 그것을 보리라고 짐작했지. 그런데 내가 보는 것은 까만 점이 아니라 하얗고 넓은 부분이라네.”... 이렇게, 미켈란젤로는 그의 친구들이 생각을 바꾸길 바랬습니다.
 

오늘 복음을 접하며, 이 이야기를 먼저 소개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집안 사를 비롯하여 세상의 일들이, 많은 경우 내 마음과는 다름을 알고 또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도 체험합니다. 그래서 한편, 내 안에 있는 ‘고집’이나 ‘집착’ 등을 밖으로 던져 없애 버렸을 때, 자유로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른 각도에서 ‘좋은 의미’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앙인으로서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리며 그분 뜻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우리들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생각을 바꾸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림 마지막 주간인 제4주일의 오늘 복음을 보면, ‘요셉’이 나옵니다. ‘요셉’이라는 표현이 다섯 번이나 언급될 만큼, 요셉은 오늘 복음의 주인공입니다. 우리는 요셉으로부터 한 수 배우게 됩니다. ‘요셉’이란 이름의 뜻은 무엇일까요? ‘요셉’은 ‘하느님께서 보태 주시다. 하느님께서 얹어주시다. 하느님께서 덧붙이시다.’라는 뜻입니다. 그 이름의 뜻처럼 요셉은 살았습니다. 요셉이 예수님의 양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요셉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은총을 주셨고 그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받아들임의 은총’을 요셉에게 보태어 주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요셉의 마음을 만납니다. 요셉은 마리아와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잉태한 사실이 드러나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생각을 굳힌 사람이었습니다. 그것이 요셉의 원래 마음이었습니다. 그러한 그의 굳어진 생각을 바꾼 것은 천사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요셉은 그의 원래 마음과는 달리, 주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고, 그리하여 구세주 탄생의 중요한 ‘협조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요셉의 위대한 점은 바로 하느님께서 그에게 내려주시는 ‘보태어 주시는 은총’을 거절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원래 마음마저 포기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요셉은 천사가 ‘맞아들여라.’라고 말한 대로 마리아를 맞아들였습니다.(마태 1,24 참조) 이렇게, 요셉은 ‘맞아들이는 자’로서 ‘생각을 바꾸는 삶’을 잘 선택한 자입니다. 
 

형제여러분, 우리네 삶의 모습은 마치 하얀 종이 위에 까만 점들이 있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우리로선, 지금 당장 까만 점들을 지우개로 지워 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만, ‘생각을 바꾸어’, 더 많은 하얀 부분, 즉 더 많은 좋은 부분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대림시기의 막바지를 향하며, 내 생각을 바꿈으로써 받아들이기 힘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은혜로운 시간들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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