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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9 11:20

[강론] 연중 제31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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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일(다해) 강론 - “내려오너라.”(루카 19,5)
 

주임신부     2022. 10. 30, 범일성당


 

오늘 복음을 보면, ‘올라가다’와 ‘내려가다’라는 표현이 보입니다. 키가 작았던 자캐오는 예수님을 보려고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루카 19,4)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그를 보시고서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고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루카 19,6)라고 복음은 전합니다.


 

그래서, ‘올라감’과 ‘내려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주님을 보기 위해서는 올라가면 됩니다. 주님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올라가면 볼 수는 있으나 가까이에서가 아닌, 멀리서 그분을 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보기 위해 올라가 있는 자캐오를 보시고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루카 19,5) 올라가 있지 말고, 내려오라고 하십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우리는 그 대답을 복음의 바로 다음 구절에서 만납니다. -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루카 19,6) 그렇습니다. 내려가면 주님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만남을 넘어 함께 머물 수 있게 된다고, 더 나아가 그것이 바로 ‘구원’을 받는 것이라고 오늘 복음은 알려 줍니다.(루카 19,5-9 참조) 이렇게, 올라감으로써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대단함도 있지만, 내려감으로써 보고픈 대상을 직접 만나고, 함께 머물며, 구원을 받게 됨은 더 대단함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멀리서 보고자만 하려면 우리는 올라가 있으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을 직접 만나고 그분 안에 머물려면 우리는 내려 와야만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리는 주님의 말씀, 즉 “내려오너라.”(루카 19,5)라는 이 명령과도 같은 말씀을 묵상하게 되는 오늘 복음의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우리는 자꾸 올라가려고 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높은 자리를 탐하게 되고, 높은 곳에서 더 큰 영예와 권위를 지니려 하는 모습들이 실상 보입니다. 어쩌면, 교회 안에서 성직자와 평신도분들도, 자신의 뜻이든 또는 남들의 뜻 때문에라도, 그런 높은 자리를 향하거나 향할 수밖에 없는 유혹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 “내려오너라.”(루카 19,5)라고...


 

우리의 주님께서는 어떠하셨는지를 성경의 필리피서 2장에서는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종의 모습을 취하시어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피 2,6-8)


 

그러한 주님을 닮고자 하시는 여러분, 우리는 그런 주님을 뵙는 것을 뛰어 넘어, 직접 만나고 그분 안에 머물고자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주님의 말씀들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그런 은혜로움이, 오늘 복음의 말씀을 통해서도 있게 되길 바래봅니다. 

  “누구야,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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