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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17:00

[강론] 주님 공현 대축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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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공현 대축일 강론 – 알아차림
 

주임신부   2021. 1. 3, 범일성당


 

우리가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이 나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섭섭해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현실입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남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나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봅니다. 나도 남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나의 주관적 시각으로, 그때그때의 상황 때문에, 상대편 그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기보다는, 내가 내 기준으로 그 사람을 잘 못 판단할 수 있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는 전례 안에서, 주님께서 공적으로 당신을 드러내심을 기념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분께서 우리 곁으로 오셨고 당신을 드러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구세주를 만나기 위해 선물을 준비했고, 별을 따라 먼 길을 지나 왔습니다. 먼 걸을 오는 동안 이런 저런 많은 사람들도 만났을 것이며, 고향생각, 가족생각, 걱정거리등이 그들의 마음을 산란하게도 했을 것입니다. ‘내가 왜 이 길을 가야 하지?’. 이런 질문도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던 길을, 가야만 하는 길을 꾸준히 향함으로써 드디어 목적지에 도달하였고, 그들은 구세주를 기쁘게 직접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본당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2021년,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한 해 동안, 우리는 우리에게 오신 주님을 제대로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자신과 주변의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또한 신앙인으로서 주님을 향해 가던 길을, 가야만 하는 길을 올 한해에도 꾸준히 나아가 보도록 합시다.  


 

유명한 영성학자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표현을 빌린다면, ‘현대인은 교리나 지식의 설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체험하고 싶어 한다.’고 했습니다.  바라건데 우리 모두, 이 자연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미사 성제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성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먹히시는 주님을, 이웃 안에서 활동하시는 주님을 우리가 제대로 발견하고 체험할 수 있길 기도하게 됩니다.


 

우리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 주변의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듯이, 나 가까이 계신 주님을 내가 못 알아보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는 올 해 되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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