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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5 18:13

[강론] 사순 제5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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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일(가해) 강론 – 예수님의 기도
 

주임신부    2023. 3. 26, 범일성당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사랑하신 ‘라자로’가 죽었다고 들으십니다. 이 말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북받치고 산란해지셨으며(요한 11,33), 눈물을 흘리셨다고(요한 11,35) 오늘 복음은 전합니다.
 

이 같은 내용 앞에서 생각해 봅니다. ‘아, 예수님도 우리 같은 인간이시구나!’라고 말입니다. 어느 누구라도, 죽음 앞에서는 마음이 복잡해지고, 또 눈물이 나게 됨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모습이겠습니다. 예수님 또한 한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하여, 인간처럼 되심이 아닌 진짜 인간이 되신 친근하신 주님을, 우리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에 동참하시는 예수님을, 우리와 철저히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이신 하느님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복음을 접하며, 전혀 다른 각도에서도 또 하나의 귀한 가르침이 있음을 우리가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봅니다. 그 가르침이란, 같은 인간으로서 볼 때, 예수님과 우리 사이에 있어서 하나의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오늘 복음이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죽은 라자로를 살리신 예수님의 능력도 우리와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는 인간으로서가 아닌,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같은 인간으로서 볼 때, 우리와 다른 예수님의 모습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리가, 오늘 복음에서 그냥 스쳐버릴 수도 있는 한 부분에서 그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겠습니다. 그 부분이란, 라자로의 무덤 앞에서 그를 살리시기 직전에 바치신 예수님의 기도 내용으로서, 거기에 우리와 다른 점이 들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아버지, 제 말씀을 들어 주셨으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언제나 제 말씀을 들어 주신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요한 11,41-42)

    예수님의 이 말씀, 즉 하느님께 드리는 이 기도 내용이 우리가 바치는 기도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주로 이렇게 기도할 것입니다. - “아버지, 제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감사드릴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언제나 제 말씀을 들어 주신다면, 저는 주님을 믿을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기도도 그리 나쁘진 않으나, 우리 기도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마치 하느님께 조건을 거는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까? ‘당신께서 들어 주신다면, 나는 감사할 것이고 믿을 것’이라 함은 분명 ‘조건부의 기도’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 보여 주신 기도 내용은 조건부의 기도가 아니라, 굳은 믿음을 바탕으로 한 기도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바치신 기도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당신의 말씀을 이미 들어 주셨고, 언제나 당신의 말씀을 들어 주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였습니다. 그 정도의 믿음이 있었기에, 당신께서 죽은 라자로를 살리시기도 전에, 큰 소리로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 11,43)라고 말하시기도 전에, 예수님께서는 이미 그리 될 줄을 기정사실로 하셨습니다. 그래서 행동에 앞서 기도를 바치심으로써, 반드시 이루어 지고야말 결과에 대하여, 먼저 하느님께 믿음과 감사를 드러내신 것입니다.
 

기도 많이 바치시는 여러분, 우리의 기도가 예수님의 기도처럼 되길 바래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 또한 사람과 세상을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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