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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6 00:16

[강론] 사순 제3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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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3주일(나해) 강론 – 변화
 

주임신부     2021. 3. 7, 범일성당


 

제가 취미생활로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카메라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요즈음에 와서 잘 보이지 않는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가 따라가지 못하는 깊이 있는 색감의 표현 등 그 나름의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즈음 대부분이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는 편리함과 동시에 색깔과 크기를 쉽게 조정하는 등 그 나름의 특징이 있습니다. 필름 카메라도 그만의 특징이 있고, 디지털 카메라도 그만의 특징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이런 특징들을 인정하고 계속 공부하고 연습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 감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칭 사진작가들 중 어떤 사람들을 보면, 계속 공부하고 연습은 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사용하는 카메라와 그 결과물인 사진만 좋다고 생각하고 주장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 그러니, 자신 안에만 머물며 변하는 것 자체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셈이 됩니다. 


 

‘변화’와 관련하여, 지난 해 7월 5일자 「평화신문」에 나온 기사가 있는데, 기사 제목은 “변하지 않으려면 모든 것이 변해야 한다.”입니다. 이 기사 중 일부를 그대로 소개해 드립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9년 12월 21일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면,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합니다.” / 교회 안에서도 최근 ‘코로나19 이후의 교회’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공통적인 얘기는 교회도 달라져야 하고, 또 어쩔 수 없이 달라지리라는 것이다. 한국 교회도 코로나19 이후에 대해 본격적으로 숙의해야 한다. 키워드는 ‘변화’가 될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은 과거에 있었던 수많은 변화의 결과물이 아닌가. 변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과 ‘변해야’ 하는 것을 잘 구분하는 일이다.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히 신앙의 핵심적 요소다. 반대로 변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태도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나태함은 버리고, 생기를 잃어가는 복음 선포 방식은 바꿔야 한다. 시대의 징표를 찾는 데 점점 둔해지는 시력은 하루빨리 교정해야 한다.  


 

저는 오늘 복음을 접하며, 이 ‘변화’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성전을 정화하시는, 즉 성전이 제대로 변화되길 바라시는 예수님이 나옵니다. 오랜 세월동안 성전의 자기 자리에 주구장창 머물면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장사하고 돈놀이 하며 살던 자들을 주님께서는 쫓아내 버리십니다. 그리고 “이 성전을 허물어라.”라고까지 강하게 말씀하십니다. 또, 많은 사람이 그분을 믿게 되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신뢰하지 않으셨다고 적혀있는데, 이는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드러내는 표현이기도 하겠습니다. 성전을 정화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오늘 복음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변하지 않으려면 변해야 하고, ‘변화’를 위해서는 ‘열정’이 필요하겠습니다.


 

이 사순 시기에, 우리의 열정 때문에 필요한 부분이 변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올 해 우리 본당 사목계획에 들어있는 “열정적인 신자가 됩시다.”라는 이 표현이 살아있는 표현되었으면 합니다. 주님의 열정을 닮은 우리의 열정은 분명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고, 우리의 집과 주님의 집이 더 정화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런 우리 모습을 보시고 우리를 더 신뢰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이 사순 시기가 계속 공부하고 연습해야 하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 되길 기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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