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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일 강론 – 걱정하지 마라
 

주임신부    2023. 5. 7, 범일성당



우리가 살다보면, ‘걱정’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데, 이 걱정은 쓸 데 있는 걱정이 있고, 반면에 쓸 데 없는 걱정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신자 자매가 있는데, 그녀는 쓸 데 없는 걱정이 많습니다. 남편도 성실하고 자녀들도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어서 부족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부인은 괜한 걱정 속에 눌려서 삽니다. 묵주를 들고 매일 미사에 나오면서도 걱정으로 자기를 묶어 놓고 헤어나지를 못합니다. 하루는 그 자매가 본당 신부님을 만나자고 했는데, 만남의 내용 또한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자기가 죽으면 남편이 다른 여자를 얻을 것이며 그러면 그 여자가 재산을 빼돌리게 될 것이라고 한숨을 길게 쉬었답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본당 신부님이 그 자매님에게 말했습니다. 자매님은 건강하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젊으시고 더구나 남편이 굉장히 사랑해 주시니까 아무 걱정 마시고 기쁘게 사시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그 자매님은, 신부님은 모르는 소리 하지 말라면서 사람의 인생이 어찌될지 누가 아느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 되면, 걱정도 팔자인 셈이지요. 


 

물론, 사람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겠습니다. 미래가 활짝 열려져 있지만 그 속 내용은 캄캄하게 닫혀져 있지요. 그래서 겁도 나고 두렵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이는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 가서 자기 걱정을 덜어 보려 하기도 합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1베드로 2,4) 주님으로부터 반석으로서 선택된 베드로였지만,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가운데, 예수님만이 진정한 반석이라고 증언합니다. 베드로가 위대한 점은, 그가 아무리 실패해도 그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반석 위에 힘을 얻고 걱정을 물리치며 머물렀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바로 이런 모습이 걱정 많은 우리와 걱정 없는 베드로와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에서, 주님께서는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라고 하셨는데, 이전의 공동번역 성서에서는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라고 했습니다. 사실, 저를 비롯해 우리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앙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 위에 서 있으면서도 그것이 나의 반석인 줄을 모르니 두려워하게 되고 불안해합니다. 한마디로, 신앙인의 모순이요 아픔이겠지요.  신자분들 중에서 가끔은 이상한 분들을 접하기도 합니다. 믿는 이들에겐 하느님께서 계시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을 듯한데, 그게 아닙니다.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가 믿는 것은 실상 주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그 인생에는 걱정이 가득하고 살얼음판을 걷는 모습이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주변 사람도 불안해합니다. 
 

주님 때문에 이곳에 모이신 여러분, 주님께서는 당신 자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괜한 걱정 속에 빠지지 말고 굳은 믿음으로써 살아가 봅시다. 

    오늘 복음 속의 주님 말씀이 우리 각자에게 들려 지길 바라며, 그 말씀으로 이 강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 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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