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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가해) 강론
 

주임신부   2023. 4. 30, 범일성당


 

오늘은 부활 제4주일로서 ‘성소 주일’입니다. 우리 각자를 향한 주님의 다양한 부르심을 기억하는 날이며, 특히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를 위해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주일을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오늘 복음 내용이 예수님께서 자신을 ‘양들의 목자’(요한 10,2)라 칭하고 있고, 오늘 복음과 이어지는 부분에서 자신을 ‘착한 목자’(요한 10,11;14)라고 거듭 언급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우리 각자, 즉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이 어찌 살아가야 할는지를, 나아가 오늘날 또 다른 목자로서 살아가는, 이름 하여 ‘사목(司牧)’을 하는 성직자들이 어떤 자세를 지녀야, 착한 목자요 좋은 목자요 슬기로운 목자로서 머물 수 있을는지를 생각하는 그런 오늘이 되길 교회는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르심을 받은 우리 모두, 특별히는 일선에서 사목을 하시는 신부님들을 생각하며 이 강론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저는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두 가지를 함께 생각했으면 좋으리라고 봅니다. 첫 번째는 ‘해야 할 것’이 그것이고, 두 번째는 ‘타이밍(Timing), 즉 적절한 때’가 그것입니다.

    첫째, ‘해야 할 것’입니다. 버킷리스트(Bucket List)처럼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도 필요하겠지만, ‘해야 할 것’은 말 그대로 해야만 하기에 더 중요하겠습니다. 물론, ‘해야 할 것’ 만큼,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중요함은 당연합니다.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으면 직무 유기가 될 것이며, 하지 말아야 할 것까지 한다면 월권이 되겠지요. 

    둘째, ‘타이밍, 즉 적절한 때’입니다. 구약성경 코헬렛 3장에서도 보이듯, ‘모든 것에는 때가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버스가 떠났으면 그 버스를 탈 수 없듯, 적절한 때를 가려내는 지혜가 있어야 하겠고, 그 때를 놓치지 않는 신중함, 예리함, 그리고 준비된 자세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 같은 두 가지 사항은 세상과 교회 안에 머무는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여기에다 첨부하여, 일선 사목자 신부님들에게 있어서는 필요한 사항이 하나 더 있다고 보는데, 그것은 바로 소임 받은 그 장소의 미래, 달리 말한다면 ‘후임 목자’을 생각하며 처신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미래를 생각하며,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금 구분해야 할 것이고, 해야 할 타이밍에 있어서는, 지금 또는 다음 이 둘 중에서 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하기는 쉬워도, 없애기는 어렵다.’는 말을 기억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사목자의 자세도 필요할 것입니다.

    만일, 사목자가 너무 영성적으로 살거나, 너무 많은 일을 행하거나, 본당 모든 단체들과 개인에게 다가가 잘 어울리고 축복도 준다면, 이런 면을 좋아하는 신자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아 보이고 그래서 기뻐하시겠지요. 특히, 전체적인 숲 보다는 자신의 나무만을 바라보는 일부 신자분들 입장에서는 그런 신부님이 더 좋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언젠가의 미래에 같은 신자분들의 입에서 ‘전임 신부님은 이랬는데, 저랬는데...’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와서, 그 때의 후임 목자가 활동함에 있어서 이 또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면, 현임의 목자는 이를 미리 생각하며 매사에 있어서 현명하고도 명확하게 처신해야 하리라고 저로서는 바래봅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이곳에 모이신 여러분, 오늘 ‘성소 주일’을 보내며, 평신도 또는 수도자로서 머무는 여러분 각자 안에서 합당한 모습으로서의 응답이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사목자에 대해서는, 우리 교회 안에 착한 목자요 좋은 목자요 슬기로운 목자들이 더 많길, 또 미래까지 생각하는 목자들로서 머물길, 여러분의 기도 중 기억해 주십사 청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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