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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3주일(가해) <교황 주일> 강론 – 제 십자가


 

주임신부    2023. 7. 2, 범일성당 


 

지난 오월, 우리 본당에서는 희망자들이 모여 저와 함께 ‘유럽 성지 순례’를 다녀 온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보스니아’라는 나라의 작은 마을 ‘메주고리예’에 있는 성모 성지였고, 그 장소에서 순례자인 우리 모두는 참으로 은혜로운 체험들을 많이 했습니다. 참조로, 몇 년 전에 교황청에서는 ‘메주고리예’를 순례의 장소로서 공식 인정했고, 그 장소에 상주하는 교황 특사로서 주교님을 파견했습니다. 오늘날, 이곳에는 매일 수천명의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이 순례하고 있고, 성전 안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많은 수의 순례자를 위해 큰 광장에서 매일 미사가 봉헌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모님을 향한 길, 그리고 십자가를 향한 길, 이 두 길은 참으로 걷기 힘든 돌산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이들이 이 길을 걸었으며, 우리 또한 이 길에 동참하는 깊은 체험도 했습니다. 


 

제 경험에 따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가며, 국내이든 국외이든, ‘성지 순례’는 추천하고 싶습니다. 분명히, 성지 순례는 우리를 좋게 변화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 팀은 ‘메주고리예’에서 몇 일 머물렀는데, 그 때 제가 거기서 구입한 성물로서 ‘십자가’가 있습니다. 그 동네에서 나오는 돌로써 제작한 십자가인데, 독특한 모습인 그 십자가를 여러분에게 잠시 보여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십자가가 어떻게 보이십니까? 예수님 몸의 형상, 그 대강의 테두리는 드러나는 듯 합니다만, 예수님 모습 자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계셔야 할 그 공간이 비어있는 것이죠. 이는 무엇을 뜻할까요?... 제 생각으로는, 그 비어있는 공간에 바로 ‘나 자신’이 메 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예수님이 아닌, 그리고 남이 아닌, 내가 십자가에 메 달려야 함을 묵상하게 됩니다. 내가 나의 십자가를 지고, 그리고 끝내 그 십자가에 내가 메 달릴 때, 우리도 부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십자가란 장식품이 아니요 구경하는 대상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십자가란 내 몸과 하나 됨으로써 구원에로 향하는 은총의 도구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마태 10,38 참조) ‘남’의 십자가가 아니라, ‘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를 회피하라.’가 아니라, ‘십자가를 져라.’입니다. ‘나를 구경하라.’가 아니라, ‘나를 따르라.’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교황 주일’을 보내며 교황님을 기억하고 그분을 위해 기도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가장 앞장서서 당신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고 계십니다. 우리도 그분처럼 주님을 따랐으면 합니다.


 

세상의 어려움 속에 살고 계신 여러분, 우리 각자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수많은 어려움들이, 우리 각자에게는 ‘내가 껴안고, 내가 지고 가는 십자가’가 되길 바래봅니다. 우리 모두, ‘십자가를 통한 구원’에 이를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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