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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0 00:07

[강론] 성체 성혈 대축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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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강론 – 미사 중심
 

       주임신부     2023. 6. 11, 범일성당
 

신자분들께서 신부님들에게 요구하는 사항들은 많습니다. 똑똑한 신부, 잘생긴 신부, 건강한 신부, 강론 잘하는 신부, 고해성사 열심히 주는 신부, 행정능력이 뛰어난 신부, 돈을 잘 모으는 신부, 성당 유지·보수·관리 잘 하는 신부, 겸손한 신부, 친절한 신부, 권위적이지 않는 신부, 신자들을 많이 만나는 신부, 기도 많이 하는 신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요구들을 신자분들께서는 신부님들에게 바라십니다. 


 

저 또한, 신부가 되기 전부터 이런 신자분들의 바람들을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신부가 완벽한 자도 아니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신자분들의 바람인 ‘성당에 머물러 있는 신부’에 맞추다 보면 ‘신자들을 만나러 나가지도 않고 방에 박혀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래서 신자분들의 소리에 맞추기 위해 ‘밖으로 나가서 신자분들을 만나는 신부’가 되면 ‘성당은 지키지 않고, 밖으로만 쏘다닌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입니다. 그리고 신부가 젊으면 젊어서 문제라고 그러고, 늙으면 늙어서 문제라고 그럽니다. 그러니 한편 생각하면, 좋은 신부 또는 나쁜 신부 되는 것도 신부 본인의 몫이겠지만, 어쩌면 신자분들의 몫 또한 크다고 봅니다.
 

아마도 많은 신부님들께서는 ‘부족한 인간으로서, 주어진 지금 이 자리에서 나는 도대체 어떤 신부가 되어야 하는가?’를 자주 고심하실 것입니다. 저의 경우, 제가 신부가 되는 그날부터 결심한 것은, ‘나는 미사 열심히 드리는 신부가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신자분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것도 미사 때이고, 미사 열심히 드리는 신부를 보고서 신자분들이 뭐라 하지는 않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신앙생활의 중심은 미사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신앙생활의 중심은 미사에 있습니다. 본당 공동체가 그 어떤 많은 활동을 하고 좋은 성과를 이루어 낸다 하더라도, 미사를 중심으로 모이지 않는다면, 그 공동체는 ‘앙꼬 없는 찐빵’과 같은 셈입니다. ‘미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 말은 신앙인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잔치’이며 ‘제사’인 이 미사 안에서, 우리는 ‘신앙의 신비’를 접하고,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살아계신 주님을 받아 모시게 됩니다.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을 맞으며, 우리가 듣게 되는 독서와 복음 말씀들 또한 미사와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이는 내 몸이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피다. 받아 마셔라.’는 주님의 말씀은 매 미사에서 실재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사제의 몸을 빌어, 주님께서 친히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라고 미사 안에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미사에 참례하러 이곳에 오신 여러분, 보시다시피 우리 성당의 중심은 성전이고, 성전의 중심은 제단이며, 제단의 중심에는 주님의 몸을 상징하는 ‘제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제대 위에서 미사를 통해 주님께서는 당신 몸과 피를 친히 내어 주십니다. 
 

우리 공동체가 이 성전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는 제대를 중심으로, 다시 말해 미사를 중심으로 더 모일 수 있길 바래 봅니다. 이 아름다운 주님의 성전이, 그냥 구경만 함을 넘어서, 주님의 몸을 모시기 위해 모여 오는 수많은 신자들 때문에 더 아름답게 되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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