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가해) 강론 – 봉헌 기도
주임신부 2023. 7. 30, 범일성당
저로서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있는데, 이를 알려드립니다. 저는 매일의 미사를 봉헌한 후 퇴장을 하면서, 항상 저 혼자 마음으로 바치는 기도가 있습니다. 그 기도는 바로 ‘봉헌 기도’입니다. 기도문 내용이 좋고 필요한 기도이기에 그 때 바칩니다. 이 기도문 아시죠? 우리 신앙인들이 바치는 아침 기도에도 이 ‘봉헌 기도’가 담겨있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이 하루를 주님께 봉헌한다는 의미로서 우리는 이 기도문을 바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어떤 사람이 남의 밭에서 일하다가 땅속에 묻힌 보물을 발견합니다. 그 사람은 확실한 방법으로 그 보물을 얻고자 했는데, 그래서 그는 자기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 전체를 비싼 값으로 삽니다. 왜냐하면 그 밭에 묻혀있는 보물은 자기의 전 재산보다 훨씬 큰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회 모습을 볼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된 보물을 얻기 위해 자신의 삶 자체를 내어 놓았는지 모릅니다. 바오로 사도는 ‘내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필립 1,21)라고 하며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을 버렸으며, 많은 성인 성녀들도 보물을 얻기 위해 자신의 삶을 온통 바쳤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봉헌의 삶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도 똑같이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보물을 지니고 계시는데, 그 보물은 오직 하나, 바로 인간, 즉 우리들입니다. 인간은 실로 하느님께서 포기하실 수 없는 놀라운 보물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위대한 보물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며 살 수 있겠으나, 하느님께서는 바로 우리를 얻기 위해서 당신의 외아들조차 내어 놓으셨고 그 아들을 인간에게 파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보물 자체가 바로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의 보물은 무엇입니까? 물론, 여러분의 가족이나 귀한 유산 또는 물건 등이 보물이겠지요. 그러나 여러분의 더 큰 보물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 생명이요, 그것도 계속되는 생명, 즉 영원한 생명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달리 말해, 하늘나라가 우리의 가장 큰 보물 아니겠습니까? 여러분의 보물 목록에 ‘하늘나라’가 우선순위에 들어있길 바라며, 이 보물을 반드시 획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이 보물을 얻기 위해, 비록 내가 먹고 살기 위해서 가진 것을 다 팔수는 없는 처지라 할지라도, 나 자신을 봉헌할 수는 있음을 우리 기억합시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봉헌 기도’를 외우고 자주 바치며 그 내용을 기억함으로써, 이를 통해 우리가 봉헌의 삶에로 나아감에 도움이 되길 바래봅니다.
하느님의 보물이신 여러분, 이 강론을 마감하며, ‘봉헌 기도’로 작곡된 노래를 들려 드립니다. (음악 송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