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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8 11:18

[강론] 연중 제14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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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4주일(가해) 강론 – 생각의 전환!
 

주임신부    2023. 7. 9, 범일성당


 

제가 몇 개 본당의 주임신부로서 머물렀고 또 지금도 머물고 있는데, 제 머리 속에 자주 있는 생각은 ‘교회가 평신도 중심주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 가장 큰 문제는 ‘본당 신부의 독단과 권위주의’, 달리 말해 ‘성직자 중심주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평신도 중심이 되어 의견을 경청하고, 그분들이 교회의 일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상황을 볼 때, 아마 언젠가는 교회의 운영 자체를 평신도 분들께서 주체적으로 해야만 그나마 교회가 존속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신자분들과 함께 살다 보니, 하나의 ‘모순’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모순이란 바로 ‘성직자 중심주의’가 문제라고 말씀하시는 평신도 분들께서, 다른 한편 ‘평신도 중심주의’에 대해서는 버거워하신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신자분들께서 이런 저런 말씀들을 저에게 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 말씀들을 정리해 보면 두 가지 사항으로 요약되며,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사항인, 신자분들의 말씀입니다. - “신부님, 우리에게 ‘평신도 중심주의’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가 교회 안에서 일을 하게 하지 말아 주세요. 세상 안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도 바빠 죽겠는데 교회 일까지 할 여력이 없어요. 그러니 제발 우리에게 부담 주지 마시고, 우리 의견을 들으려고 자꾸 묻지도 마시구요, 신부님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우리는 그저 신부님 말씀에 ‘순명’하는 게 미덕으로 알며 살아왔고, 또 그리 사는 게 훨씬 편합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제 대답을 남겨 봅니다. 신자분들께서 바쁜 일상 안에서도 뉴스를 보고, 스마트폰을 보며 세상사와 정치에 대해 능동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획득하고 계시는데, 그 반의 반 만이라도 교회의 소식이나 가르침에 대해 공부를 해 주십사하는 것입니다. 신앙과 관련해서도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교회의 여러 매체들은 많은 내용들을 알려주고 있는데, 관심을 가지고 이 내용들을 보며 제대로 알아가 주신다면, 지금보다 더 수준 높은 우리 평신도들이 될 것이며, 당연히 ‘평신도 중심’도 이루어 질 것입니다.   
 

이제 두 번째 사항인, 신자분들의 말씀입니다. -  “신부님, 신부님이 우리 본당에 계실 때야 ‘평신도 중심주의’라는 주장도 어느 정도는 먹히지요. 신부님이 이 본당 떠나시고 다른 신부님이 오시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성직자 중심이 되어 다시금 그 이전으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제 대답을 남겨 봅니다. 요즈음에 와서는 신부님들의 생각과 자세도 많이 바뀌는 추세라는 점. 그리고 만에 하나, 그렇지 않는 경우를 혹여 우리가 접하게 되더라도, 우리 본당은 ‘평신도 중심주의’를 주창한 때가 몇 년간 있었고 또 평신도의 의견이 존중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람직한 좋은 경험을 했음을 기억해야 하겠고, 이 경험은 우리 공동체에게는 큰 재산으로서 축척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하신 말씀, 즉 하느님은 일반인이 아닌 철부지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점, 그리고 치열한 경쟁의 이 세상 안에서 우리가 당신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닮고,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우리가 버리지 않고 지고서 당신을 따르라는 내용들은 우리의 일반적 생각과는 다른 가르침입니다. 한마디로, 주님께서는 우리 ‘일반적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십니다. 
 

사랑하는 우리 범일성당 평신도 여러분, 여러분께서 우리 본당의 주역이요 일꾼들이십니다. 더 좋은 생각의 전환이 여러분에게 있길 바래봅니다. 여러분께서 교회에 대하여 관심 가져 주시고, 공부하심으로써 제대로 알아 가시는 가운데, 평신도분들이 우뚝 서는 우리 범일성당, 수준 높은 우리 범일성당이 되길 기원합니다.   

    요한복음 16,33에 보이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이별하시기 전에 남기신 한 말씀으로써 이 강론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 “용기를 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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