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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수난 성금요일 강론 – 죽을 각오
 

주임신부    2022. 4. 15, 범일성당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해 일 년 중 유일하게 미사 전례가 없는 오늘, 성금요일 ‘주님 수난 예식’의 복음은 ‘주님의 수난기’가 아주 길게 봉독되었습니다. 파스카 성삼일 예식서에 따르면, 이 수난기를 봉독한 다음에 사제는 ‘짧은 강론’을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짧은 강론을 한다는 의미는, 굳이 오늘 복음 내용을 강론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오늘의 수난기 내용 그 자체가 우리에게 큰 메시지로 전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식서에서의 가르침을 존중하며, 저로서는 몇 말씀을 남기고자 합니다.
 

성경에 보이는 예수님의 말씀인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루카 9,44)는 이 말씀은 주님께서 사람들에 의해 죽을 것임을 예견하시는 내용이었고, 실상 그분께서는 그렇게 죽음에 이르셨습니다. 그것도 편안한 죽음이 아닌, 십자가의 큰 고통을 통한 죽음이었습니다. 그분의 지상 삶을 되돌아보면, 예수님의 삶 전체는 ‘죽을 각오’로 사신 삶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한복음 21,18에 보이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도 생각납니다.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이 말씀은 베드로의 수난과 죽음을 예견하시는 내용입니다. 주님의 말씀처럼, 베드로는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고통을 통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베드로 또한 죽을 각오로 살았고 그렇게 죽은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자로서의 삶은 어떤 삶일까요? 그것은 예수님처럼 사는 삶으로서, 결국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는 삶’이며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려 다니는 삶’입니다. 베드로를 비롯한 수많은 성인들과 신앙 선조들은 이러한 삶을 기꺼이 택했습니다. 그들 모두는 죽을 각오로 살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 각자가 맞이해야 할 죽음은 ‘수난을 통한 죽음’임을 우리가 외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님의 주검 앞에 모여 오신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도 예수님을 닮아, ‘죽을 각오’로써 주어진 이 지상의 순간들을 성실히 살아가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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