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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9 07:30

[강론] 사순 제3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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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3주일(다해) 강론 – 기다림
 

주임신부   2022. 3. 20, 범일성당


 

오늘 자 주보, 4면에는 우리 이웃 수정성당 신자분이 쓰신 글이 보입니다.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해 드립니다. - “저희 본당의 변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로서, 평신도들의 책임감 있는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할 제도의 마련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과거의 관행과 인습에서 벗어나려면, 교회 정신에 따른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로써, 저희 본당은 많은 변화를 체험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신앙이 주는 활력을 다시 경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참에, 사제, 수도자들의 권위주의적 의식도 변화되기를 희망합니다. 먼저 묻고 경청하면, 평신도의 자발적이고 책임감 있는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이로써 저희 평신도에게 큰 기쁨과 책임감, 자긍심을 심어 줄 것입니다.”


 

또 다른 내용도 소개해 드립니다.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에서 발행하는, 3월 1일 자 「함께 하는 사목」이라는 정보 교환지에 나온 내용의 일부입니다. - “본당 파견 사제는 ‘공동체’를 이루어 공동체 문제를 ‘함께 논의하며’ 공유하는 과정을 갖는 팀원이 되어야 한다. 주임, 보좌 신부 등의 호칭 대신 김 신부, 박 신부 등 이름을 부르는 사제공동체를 이루어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를 보여주는 성사로 거듭나야 한다. 또 본당 운영에 신자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운영방식을 도입하면, 사제는 말씀선포 준비와 성사에 영적으로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성직자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 성직자가 인격적으로 완전하지도 않을뿐더러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꼭 그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사제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권한은 분산, 이양되어야 한다.” 


 

이런 두 가지 내용을 들으신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제로서의 저는 ‘완전 동감’입니다. 소개해 드린 내용에서 떠오르는 단어들은 ‘평신도의 주체적인 참여와 운영’, ‘함께 논의’, ‘사제의 권위주의적 의식 배척’, ‘권한의 분산과 이양’ 등입니다.  


 

제가 동감하는 이유는, 제가 이곳 본당에 부임하면서부터 줄곧 말해 온 ‘평신도 중심주의’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입니다. 평신도의 참여, 그리고 권한과 책임이 우리 본당에도 당연히 필요하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점이 하나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사제가 그리 하자고 외쳐도, 그게 그리 잘 안 된다는 것입니다. 평신도분들께서 평생을 교회 안에서 그렇게 살아오지 않으셨고, 또 참여하기도 힘들어하며, 더군다나 권한과 책임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는 이 현실이 문제입니다. 이를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어느 신자분의 말씀인, ‘그냥 살아오던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게 훨씬 편합니다.’라는 그 말씀에 저로선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다른 한편 어찌 보면, 사제의 권위주의적 생각과 태도는 평신도분들께서 그렇게 만들어 주신 결과이기도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없지 않아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기다리고자 합니다. 교회가 바뀌길, 우리 본당이 바뀌길, 평신도분들께서 교회와 본당의 주역이심을 느끼며,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하시길 기다리고자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듣게 됩니다. 이 복음을 접하며, 우리는 ‘기다림의 하느님’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열매 맺을 수 있기를 바라시며, 달리 말해 더 좋게 변화하길 바라시며, 당신의 인내로써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렇게, 하느님께서는 ‘기다림의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니 이제, 하느님 쪽이 아닌 우리 쪽에서 해야 할 일이 있겠습니다. 열매 맺어야 한다면 내가 맺어야 하고, 원하는 바가 있다면 내가 움직여야 합니다. 교회가 바뀌어야 한다면 나부터 바뀌어야 함도 당연하겠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고 계신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 본당 공동체 안에서 평신도분들께서 활발히 참여하고 활동하실 수 있길 바래봅니다. 그리 되길, 저부터 당연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 그리되시길 바라며, 저 또한 ‘기다림의 하느님’을 닮아야 하는 당연한 자로서,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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