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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2 07:28

[강론] 사순 제2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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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일(다해) 강론 – 예고편
 

주임신부   2022. 3. 13, 범일성당


 

여러분, TV 드라마 좋아하는 분 계시지요? 저도 좋아합니다. 요즘 저녁에도 재미있는 드라마들이 보입니다. 얼마 전에는, 신부님이 나오는 드라마가 많더군요. 그 당시, 예비자 등록을 하신 분들에게 성당에 오게 된 동기를 질문하니, 그중 아가씨 두 명은 ‘신부님이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서, 성당 나오게 되었다.’고까지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항상 예고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이 예고편이 중요합니다. 예고편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생각이 없던 사람도 우연히 예고편을 접하고서는 그 드라마의 시작 시간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대했던 만큼, 보고 난 후에는 만족감을 가지고 또 그 다음 편을 기다리고 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부활의 ‘예고편’을 제자들에게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루카 9,29)고 합니다. 마르코 복음에서는 ‘어떤 마전장이도 할 수 없을 만큼 하얗게 빛이 났다.’고 하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대단한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이 예고편만 보았을 뿐인데, 베드로는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루카 9,33)라고 말합니다. 얼마나 좋았으면, 베드로는 초막을 지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싶어 하였겠습니까? 


 

그러나 이러한 황홀경 속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당신께서 겪으실 수난과 죽음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부활이 있기 위해서, 그 영광스러운 완성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이 필연적으로 먼저 따라야함을 우리에게 알려 주십니다. 


 

사순 제2주일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희망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치 드라마의 예고편처럼 만나고 있습니다. 길고 긴 달리기를 하는 도중에 힘을 내라고 준비 해 둔 시원한 물처럼, 주님께서는 부활의 영광스러움을 미리 보여 주시며 우리에게 용기를 주십니다. 우리는 이 예고편에 안주하기보다는 그분께서 이루실 완성작을 보기 위해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고 이 사순시기를 계속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예고편에서 보게 된 잠깐의 기쁨에 매료되어 본래의 편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순시기의 마지막까지, 수난과 죽음을 맞기 위해, 산에서부터 인간이 사는 땅으로 내려오신 우리 주님을 힘껏 따라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 은총의 사순시기를 보내고 계신 교형자매 여러분,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다!” 이 말은, 십자가를 싫어하는 이 세상 모습, 그리고 어쩌면 우리네 모습을 향해 들려오는 큰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다!”... 이 귀한 가르침이 진정 우리 각자의 것 되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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