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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5 11:45

[강론] 부활 제2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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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일(가해) 강론 – 열정
 

주임신부     2023. 4. 16, 범일성당


 

우스갯소리로서, 질문 드려 봅니다. 죽으시고 돌무덤에 계셨던 예수님께서 어째서 일어나실 수 있었을까요?... 답은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 밖에 서서 계속 울었기 때문이랍니다. 하도 울기만 함으로써 무덤 안까지도 울음소리가 들려, 시끄러워서 예수님께서 일어나실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또 다른 질문도 하나 드려 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모습을 왜 남자가 아닌 여자들에게 가장 먼저 드러내셨을까요?... 남자보다 여자들이 입으로 전달을 잘 하니깐, 부활의 소식을 빠르고도 널리 전파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입니다.

    무덤 앞에서 울었던 마리아 막달레나와 부활의 소식을 잘 전달했던 여자들을 생각해 보면, 한 마디로 그녀들은 ‘열정’을 지닌 자들이었습니다. 만일 열정이 없었다면, 그 이른 새벽에 주님의 무덤을 향해 갈 수도 없었을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 주님 부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기뻐하며 서둘러 달려갈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열정의 여인들에 비해, 남자인 제자들의 모습은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봅시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 앞에서 도망쳤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그 즈음,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방 안에 모여 있었고, 부활의 소식을 전하는 여자들의 말을 믿기도 어려워했습니다.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들도 그들의 눈이 가리어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 때 그들과 동행하신 예수님께서 남기신 한 말씀이 그 당시 제자들의 모습을 잘 드러내 준다고 할 수 있겠는데, 바로 이 말씀입니다. -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루카 24,25) 그렇습니다. 그 당시 제자들은 굼뜬 상태였습니다. 사전을 보면, ‘굼뜨다’는 ‘동작이나 진행 과정 따위가 답답할 만큼 매우 느리다.’라고 하는데, 제자들이 바로 그랬던 것, 즉 열정을 지니지 못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 내용을 사람들은 ‘토마스의 불신앙’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저는 다른 차원에서 ‘토마스의 열정’ 이야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토마스가 주님을 직접 뵙고 그분을 만지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는 것은 그가 열정을 지닌 자였음을 말해 줍니다. ‘믿음’이란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가 아니라, 주님과 더욱 결합하려는 자세로서, 여기에 열정이 없으면 안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이지만, 성경 전체에서 예수님을 향하여 직접 “하느님”이라고 외친 이는 토마스가 유일합니다. 이렇게, ‘열정’은 예수님을 직접 뵙고 만지게 해 주고, 그분을 ‘하느님’이라 신앙고백하게 해 줍니다.
 

이러한 ‘열정’과 관련하여, 성경의 요한 묵시록 3,16의 말씀도 우리에게 묵상거리가 될 것이기에, 이를 소개해 드립니다. -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
 

부활하신 주님과 하나 되길 바라시는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열정을 지닌 신자로 머물 길 기원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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