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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2 07:23

[강론] 연중 제6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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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6주일(다해) 강론 – 행복 기준
 

주임신부   2022. 2. 13, 범일성당


 

오늘 복음에서 보이는 네 가지 행복 선언을, 저는, 저의 삶에 비추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1.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루카 6,20) :

  저의 동료 신부님께서 언젠가 저에게 저희 본당 미사에 신자가 얼마나 오느냐고 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평일 미사는 몇 십 명 쯤 오고 주일 미사는 몇 백 명 쯤 온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동료 신부님께서는 ‘자기 본당에는 그보다 훨씬 적은 신자분들이 온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부럽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볼 때에도 그 본당은 소규모의 가난한 본당입니다. 하지만 그 동료 신부님의 사시는 모습을 제가 볼 땐, 더없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2.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루카 6,21) :

  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제법 있는데, 식사를 함께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음식을 앞에 두고서도 살찐다고 잘 먹질 않습니다. 굶주림 때문에 기회가 되면 배부르게 먹던 예전의 모습은 오늘날 찾기 힘듭니다. 그러니, 배고파서 배 불리 먹는 것이 행복했던, 그런 ‘사는 맛’조차 우리가 점점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3.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루카 6,21) :

  웃으면서 사시는 분들을 제가 뵙게 되면, 존경의 마음이 생깁니다. 웃기 위해서는 우는 과정들을 아마 수 없이 거쳤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도 울어 본 경험이 있을 텐데, 울음을 통해 감사와 은혜를 체험하며 웃음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 웃음을 지니신 분들은 ‘수도자’처럼 보입니다. 그분들은 아마도 고독 속에서 고뇌와 아픔의 십자가를 거친 분들이실 것입니다.


 

4.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면, 그리고 사람의 아들 때문에 너희를 쫓아내고 모욕하고 중상하면, 너희는 행복하다!”(루카 6,22) :

  저는 보았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모두 맞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그리고 그 주장에는 객관성, 합리성, 타당성이 결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박수치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분들이 정말 행복할까요?... 또한, 저는 다른 분들도 보았습니다. 예수님을 닮으려 노력하는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분들을. 그런데, 그분들이 다른 분들로부터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됨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미움의 대상이 된 그분들이 정말 불행할까요?...


 

말씀드린, 이러한 네 가지 내용을 저는 보았습니다. 가난한 본당에서 행복해 하는 사제를, 배부름의 행복을 잊어가는 세상을, 울음을 통하여 웃음을 사는 사람을, 그리고 박수 받는 사람과 미움 받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행복하길 바라시는 여러분, 오늘 복음이 들려주는 네 가지 행복의 모습들은 어쩌면 이 세상이 생각하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주님께서 알려 주신 행복이 사실 참된 행복임을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포함된, 세상의 행복 기준’이 ‘우리가 포함된, 주님의 행복 기준’으로 바뀔 수 있음을 희망해 봅니다.


 

주님을 따르시는 여러분, 주님의 ‘참된 행복 선언’이 우리의 것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진정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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