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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9 15:46

[강론] 부활 제5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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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일(가해) 강론 - 걱정하지 말라
 

주임신부  윤 용 선 바오로   2020. 5. 10, 범일성당


 

본당 사제가 성당을 위해 일을 하다 보면, 걱정거리도 많이 생기게 됩니다.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이래야 되나? 저래야 되나? 지금이 맞나? 나중이 맞나? 등등,... 사실, 생각을 많이 할수록, 그 결과는 좋게 나타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제가 경험한 바가 있는데, 성당 일로 걱정을 많이 하고, 그래서 하느님께 ‘이래야 됩니까?, 저래야 됩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러한 저의 질문에 대한 그분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얘야, 너는 무슨 걱정이 그렇게도 많으냐? 마치 네가 이 집의 주인인양 행세하기에 걱정하는 것은 아니냐? 그 생각부터 고쳐라. 이 집의 주인은 네가 아니라 나이다. 주인인 내가 이 성당을 이끌어 가는 것이고, 걱정을 해도 내가 한다. 너는 나의 종으로서 제대로 머물며 걱정은 하지 말거라.”... 이러한 하느님의 대답이 저에게 너무 생생하고 신선하게 다가 온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는 많은 경우, 걱정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우리에게, 오늘 복음의 첫 마디인 요한복음 14,1에서 예수님께서는 생생하게 말씀하십니다. 새로 번역된 성경에서는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로 표현되어 있고, 이전의 공동번역 성서에서는 “너희는 걱정하지 말아라.”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주님께서는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주님을 믿음으로써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고, 걱정하지 않게 됨을 알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이 말씀을 새겨 들어야 할 것이며, 이 말씀으로 용기를 얻어야 하리라고 봅니다.


 

요즈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하여, 우리의 움직임도 어려워졌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성당에 나오는 것도 걱정스럽고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습니다. 미사 참례자 숫자만 보더라도 그 현상이 잘 드러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몇 일 전 저희 동기신부 모임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하여, 믿음이 약한 자들은 많이 걸러 질 것 같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이번 사태가 우리 믿음의 척도를 검증하는 계기 또는 우리의 믿음이 ‘존재적 믿음’인지 아니면 ‘치장적 믿음’인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주일 [가톨릭 신문]을 보면, 강우일 주교님께서 쓰신 ‘코로나 이후 교회는 어디로?’라는 제목의 글에 나온 그분 말씀을 소개해 드립니다.: “사도들과 제자들이 예수님과 ‘절친’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공동체 안에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혼자서 하느님께 갈 수 없는 우리는 서둘러 공동체에 복귀해 형제자매들과 더욱 강하고 끈끈한 연대와 우애를 배가하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곳 주님의 집에 모여 오신 여러분, 오늘 제1독서에서 보이는 ‘제자들의 수가 점점 크게 늘어났다.’(사도 6,1.7 참조)는 초대교회의 모습을 우리도 배워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2독서에는 예수님께서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셨음’(1베드 2,7)을 알려 주는데, 주님을 따르는 우리 또한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서 머물 수 있길 바래봅니다.(1베드 2,8-9 참조)


 

사랑하는 본당 교형자매 여러분, 여러분의 믿음 때문에 여러분의 근심걱정이 사라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께서 굳은 믿음으로 ‘디딤돌’이 되어 주심으로써, 우리 주변에 믿는 자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주님의 집을 다시금 찾는 이들이 많아지길, 그러한 ‘큰 일’(요한 14,12 참조)을 여러분 몸소 먼저 해 주시길 요청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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