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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7 07:24

[강론] 부활 제3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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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나해) 강론 – 믿음생활
 

주임신부   2021. 4. 18, 범일성당


 

사제로 살다보면, 자신들이 속한 각 본당에서 상처 받은 신자분들을 제법 만나게 됩니다. 신부의 말에 상처 받고, 수도자의 행동에 실망하고, 단체장의 인격에 실망하고, 교우들 간의 갈등 때문에 힘들고,... 그래서 신앙이 흔들리고, 미사 안 나가고, 단체 활동도 중단한다는 그런 얘기들입니다. 신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자분들 때문에 속상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제대로 잘 알지 못하고 개인이나 공동체에 대해 판단하고, 자신만 맞고 남들은 틀리고, 결국 공동체의 일치와 화합을 해치게 되고,... 그래서 어쩌면, 신부님들이 본당을 거치시면서 성격이 점점 강해지고 독단적이 되어 버릴 수 있는 위험도 있지 않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가며 접하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생각해 볼 때, 사실 이런 일들은 엄밀히 말해 ‘믿음생활’이 아니라 ‘성당생활’이 아닐까요? 성당생활은 믿음생활의 필요조건은 될지 모르겠지만, 충분조건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인간으로서 감정의 선은 고무줄과 같아서 이성과 믿음의 영역을 능히 침범하곤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아직도 믿지 못하는 이유가 적혀있습니다.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였다.’고 했습니다.(루카 24,41) 제자들은 ‘너무 기뻐서’ 믿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믿지 못하는 이유도 가지가지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인간의 감정과 느낌이 믿음생활에 장해물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도 발견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이런 위기의 시간들을, 우리는 우리 신앙을 점검할 기회의 시간으로 삼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이로써 내 신앙이 하느님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왔다는 것을, 또는 사소한 내 느낌이 중요한 믿음생활 전체를 흔들어 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교회 안에서 봉사하다가 내가 상처를 받으면 사실 그때부터가 참된 봉사를 할 때라고 봅니다. 그전까지는 ‘나 좋아서 하는 일’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하느님 좋아서 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감정의 산을 넘어야, 믿음의 강이 보이고 그 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을 깨닫게 해 주셨듯이(루카 24,45), 주님께서 우리 마음도 열어 주시어 우리 믿음이 더 굳세어 지길 청해 보았으면 합니다.


 

주님의 집에 모여 오신 여러분, 하나의 바람으로써 이 강론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 우리 본당이 ‘믿음생활’하는 신자분들로 넘쳐 나도록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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