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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9 10:14

[강론] 연중 제4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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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4주일(다해) 강론 – 객관성의 결여와 선입견
 

주임신부   2022. 1. 30, 범일성당


 

제가 아는 친구가 한명 있는데, 그 친구는 말을 할 때마다 자주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 “아니긴, 뭐가 아니야.”, 또는 “그렇긴, 뭐가 그래.”라는 표현입니다. 분명히 자신의 주관과 판단에 따라 드러나는 것이지만, “아니긴, 뭐가 아니야.”, 또는 “그렇긴, 뭐가 그래.”라는 표현은 객관성이 떨어지거나 선입견이 포함될 수 있는 조심스러움을 담게 되지요. 그래서, 그 친구는 자신의 그런 표현 때문에 자주 실수를 하게 되고, 주변 친구들이나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그를 떠나게 됨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객관성이 떨어지거나 선입견이 포함될 수 있는 이 표현을, 우리는 오늘 복음 안에서도 만나게 됩니다. 회당에 있던 사람들은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루카 4,22)라고 하며, 어릴 때부터 보아 온 요셉의 아들 예수가 그럴 리가 없음을, 만일 그가 대단하다면 자신의 고향에서도 놀라운 기적을 일으켜서 그들이 그것을 보아야만 믿겠다는 태도가 드러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 즉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는 말씀은 참으로 은총의 말씀이며 듣는 자들 입장에서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복음을 보면 회당 안의 사람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에 놀라워하였으나 기뻐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라고 표현했습니다. 회당 안의 사람들이 지녔던 마음은, 객관성이 떨어지고 선입견이 포함된 “그렇긴, 뭐가 그래.”와도 같았기에, 그들의 이러한 마음이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 몰았으며, 예수님을 죽이려 까지 하였습니다. 즉 그들은 은총의 말씀이요 기쁜 소식을 거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당신 고향을 떠나가 버리셨다고 오늘 복음은 전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저를 비롯한 우리들도 각자의 생각과 말과 행위에 있어서 객관성의 결여와 선입견에 빠질 수 있는 위험 속에 살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 우리는 주변 사람들로부터도, 그들의 표현 때문에 상처를 입으며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상처 주고 상처 받는 세상사 안에서, 우리 자신부터 먼저 객관성의 결여와 선입견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신앙생활 안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상처 주고 상처 받는 모습이 교회 안에서의 은혜로운 삶을 해치게 되고 공동체의 일치와 화합에 해를 끼치며 심지어 교회를 등지게 되는 경우가 없지 않아 있음이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렇게 되는 모습 또한 객관성의 결여와 선입견에서부터 출발하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주님의 집에 모여 오신 여러분,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도 ‘은총의 말씀’을 접하고 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이 우리 때문에 배척되지 않고 우리의 것으로 받아 들여 지길 바랍니다. “그렇긴, 뭐가 그래.”, “아니긴, 뭐가 아니야.”가 없는 나의 모습, 우리 가정의 모습, 우리 본당의 모습은 참 아름답고도 필요하기에, 이 좋은 모습이 정착되길 바래봅니다. 


 

이 강론을 간단한 기도로써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주님, 저희 때문에 저희 곁을 떠나가지 마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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