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다해) 강론 – 말의 힘
주임신부 2022. 7. 24, 범일성당
동영상 <말의 힘> 소개 : (구걸하는 장님이 써 둔 글을 바꾸어 준 한 행인) – (장님의 글) ‘나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 / (행인) “뜻은 같지만, 다른 말들로 썼어요.” :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리고 전 그것을 볼 수 없네요.’ / (엔딩 멘트) 당신의 말을 바꾸세요. 그리고 당신의 세상을 변화시키세요.
이 동영상으로부터 우리가 받는 교훈은 ‘글은, 달리 표현해서 말은 힘이 있다.’이며, ‘힘 있는 말이 되려면,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말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말’ 때문에 힘을 얻기도 하고 ‘말’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말’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조상들도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습니다. 우리 경험에 따르면, 뜻은 비슷하지만 말 표현만 조금 다르게 하면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을 수 있고 상대에게 용기와 기쁨을 줄 수 있음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점에 가 보면 ‘말 잘하는 법’과 관련한 책들이 나올 정도입니다.
마태오 복음 6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기 전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7-8)
이렇게 볼 때, 우리로선 말을 잘해야 하겠고, 나아가 ‘빈 말’을 되풀이 하지 않고 그 상황에 필요한 적절한 말을 골라서 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부족한 우리가 이를 실행으로 옮기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카나의 혼인잔치 때에 성모님께서 일꾼들에게 남기신 말씀이 부족한 우리에게는 힘이 됩니다. -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로 시작하시며 우리에게 가르켜 주시는 내용은 ‘주님의 기도’이고, 또 ‘청하고, 두드려라.’입니다. 주님의 기도 내용을 살펴보면, 전반부는 하느님의 이름과 그분 나라와 그분의 뜻을 우리가 추구함이 드러나고, 후반부는 우리가 청하는 내용들로서, 청하는 이 모두는 실상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바라시는 당신의 뜻입니다. 이러한 주님의 기도 내용을 우리가 실행하면 되고, 또한 꾸준히 청하고, 문을 두드리면 됩니다. 나머지는 하느님의 몫입니다. 물론 당연히, 하느님과 이웃 앞에서 우리는 ‘빈 말’이 아닌 ‘참 말’을 해야겠지요.
기도하는 삶을 사시는 교형자매 여러분, 제가 얼마 전에 읽은 영성서적에 적힌 참 좋은 말이 있었는데, 말의 표현을 조금만 바꿈으로써 더 힘 있고 정확한 말로서 다가 온 그런 말이었습니다. 그 말로써 이 강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내가 하느님께 기도하는 바는 ‘내가 하느님을 알게 해 주십사’가 아닙니다. 내가 하느님께 기도하는 바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내가 알게 해 주십사’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