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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5 10:44

[강론] 부활 제3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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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일(가해) 강론 – 주님과의 동행     
 

                                                      

 2020. 4. 26, 주임신부   윤  용  선  바오로


 

오늘 복음은 참으로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우리 인생길에서 ‘주님과의 동행’을 묵상하게 해 줍니다.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을 떠나서 엠마오로 향했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 그 길은 ‘먹고 살기 위해’ 가는 길입니다. 스승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셨고, 그분께서 하시던 일도 끝장났고, 그러니 그들로선 달리 할 일도 없으니 이제 먹고 살 길이나 찾자고 가는 길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제자들이 ‘고기나 잡으러 갑시다.’(요한 21,3 참조)라고 하던 것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길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의 질문에 그들은 가던 길을 멈추어 섰고, 그분과 동행하게 됩니다. 그분께서는 그들과 함께 걸으시며 성경을 설명해 주십니다. 날이 저물게 되자 제자들은 그분에게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루카 24,29)라고 그분을 초대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며 제자들의 눈과 마음은 점점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 제자들은 멈추어 선 이후, 주님과 함께 걷기 시작하고, 그분의 설명을 듣고, 그분과 머물며,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가려던 길의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눈앞의 엠마오로 들어가지 않고, 그 늦은 밤에 그들은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루카 24,33 참조)고 복음은 말합니다. 제자들은 ‘먹고 살기 위한 장소인 엠마오’로 향했으나, 가던 길을 돌아서서 그들이 원래 있어야 할 장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한 장소인 예루살렘’으로 갔던 것입니다. 제자들이 정작 머물러야 할 장소는 엠마오가 아니라 예루살렘이었습니다. 이렇게, ‘주님과의 동행’은 우리 삶의 방향 자체를 바꾸게 합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 속에서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주님과의 아름다운 동행을 만들어 낸 당사자는 길을 지나던 예수님 쪽이 아니라 길을 걷던 두 제자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가던 길을 멈추어 섰고, 그들은 주님과 동행했고, 그들은 성경의 설명을 들었으며, 그들은 머물 숙소와 저녁식사에 주님을 초대했습니다. 만일 그들이 가던 길을 멈추어 서지 않았다면, 주님과 동행하지 않았다면, 또 성경의 설명을 경청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들이 주님을 초대하지 않았다면, 그들의 삶의 방향은 결코 바뀔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제자들은 ‘감동과 구원의 길’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새 길’을 선택한 장본인은 바로 그 두 제자였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본당 교형자매 여러분, 세상의 시각으로 볼 때 우리 삶은 세상에서 먹고 살기 위해 엠마오로 향하는 자들과 다들 바 없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 보일 수 있는 우리가, 가는 길을 잠시 멈출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잠시 멈춤으로부터, 우리는 우리 곁을 지나시며 우리에게 말을 건네시는 주님을 알아 챌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바라건데, 우리 삶의 여정이 주님과 동행함을 통하여 그분의 말씀을 우리가 경청할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가 머무는 곳과 우리 식탁에 그분을 초대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럴 수 있다면, 우리가 향하는 길의 목적지는 엠마오가 아닌 예루살렘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향하는 길이 새로운 길, 아름다운 길, 외롭지 않는 길, 눈을 뜨게 되는 길, 마음이 타 오르는 길,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향한 은혜의 길이 되길 기원해 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 좋은 길이 여러분의 길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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