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미사 강론 – 생명
주임신부 2020. 10. 1, 범일성당
박노해 가스발 시인의 글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 “의지하지 말아야 할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살아가며 의지해야 할 것이 있고 의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말이 됩니다.
맞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 고유 명절인 ‘한가위’를 맞으며 생각해 보면, 우리는 오늘의 우리와 함께 하는 우리 가족들과 서로 의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하신 우리 조상님들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과 함께 상호 의지하는 마음으로, 우리로선 그분들을 위해 기도를 바치고 그분들로선 우리를 위해 하늘에서 전구해 주시길 청하게 됩니다.
우리가 의지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오늘 복음은 알려줍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의지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시며 동시에 우리가 가장 소중히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생명’이고 이 생명의 주인은 내가 아닌 하느님이심을 다시금 깨우쳐 주십니다.
오늘 명절을 맞으며, 우리 본당의 구성원 여러분과 오랜만에 이곳을 들리신 교우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풍성하길 본당 공동체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고귀한 이 현세 생명이 ‘탐욕’, 즉‘영원한 죽음’이 아닌 ‘하늘나라’, 즉 ‘영원한 생명’을 향해 나아가길, 그래서 그곳에서 언젠가 우리 모두 만날 수 있길 바래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