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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8 10:59

[강론] 성체 성혈 대축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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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강론 (다해) – 미사 중심
 

주임신부     2022. 6. 19, 범일성당


 

여러분, ‘신부’라는 표현 아시죠? 이 ‘신부’와 같은 뜻으로서, ‘사제’, 그리고 옛 명칭인 ‘탁덕’이 있고, 그 외에도 ‘또 다른 그리스도’, ‘착한 목자’가 있습니다. 저는 저를 향한 이런 다양한 표현들에 대하여 ‘어떤 표현이 나에게 가장 걸맞을까?’를 생각했습니다. 


 

하나씩 그 표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부’는 ‘영혼, 즉 영신의 아버지’라는 뜻입니다. 신자분들의 영신 사정을 헤아리며 아버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볼 때, 저 자신이 신앙인들의 영신을 위한 아버지 역할에 부족함이 많기에, 이 ‘신부’라는 표현이 저에게는 부담스럽습니다. 다음으로 ‘사제’가 있는데, 이 표현은 ‘제사, 즉 미사를 맡은 자’라는 뜻입니다. 미사를 집전하는 자이기에, 이 ‘사제’라는 표현은 제가 마땅히 수행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드러냅니다. 다음으로, 우리 신앙 선조들이 주로 썼던 표현인 ‘탁덕’도 있는데, 이는 ‘탁월한 덕을 지닌 자’라는 뜻으로서 덕이 부족한 저에게는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 외에 ‘또 다른 그리스도’라는 표현은 이를 지향하는 중인 저로서 지금으로서는 도달하지 못한 내용입니다. 또 ‘착한 목자’라는 표현을 보면, ‘목자’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에 죄송스럽고, 한편 요즈음 세상은 ‘착한 목자’보다는 ‘좋은 목자’가 요구된다고 보기에, 이 ‘착한 목자’라는 표현도 저에게는 걸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다양한 표현들, 즉 ‘신부’, ‘사제’, ‘탁덕’, ‘또 다른 그리스도’, ‘착한 목자’ 등은 모두가 필요하기에 생긴 표현들이며, 그래서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겠습니다. 그럼에도, 이 표현들 중에서 하나의 표현만 제가 꼽으라면, ‘사제’라는 표현이 저에게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실상 ‘미사를 맡은 자’인 ‘사제’라는 이 표현은 살아서는 매일의 미사를 거행하는 은혜로움이 담겨있고, 죽어서는 자신의 묘비에 새겨질 표현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제’라는 표현을 좋아하고, 주어진 지금을 살아가는 저로서는 매 미사가 저의 첫 미사요, 마지막 미사이며, 유일한 미사인 듯, 이 미사를 정성껏 거행하려 노력중입니다. 


 

이제, 우리 모든 신앙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모두는 주어진 각 자리에서 신앙인으로서 신앙인답게 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이웃을 향해서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며, 사랑의 실천을 위해서도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단체에 가입하여 기도와 활동, 봉사의 삶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렇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하며 중심이 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생각 많이 할 것도 없이, 즉각적으로 나오는 답은 바로 ‘미사’입니다. 미사가 가장 중요하며 중심이 되어야 함은 마땅합니다. 저는 자신 있게 ‘미사 참례 열심히 하는 자는 냉담자가 될 수 없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라건데, 사제를 비롯한 모든 신앙인들이 ‘미사’를 우선시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미사 안에서 주님을 만나 은혜롭게 되고, 주님의 몸을 실재로 받아 모심으로써 힘을 얻고 주님과 하나가 됩니다.
 

우리는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성찬에 초대받아 복되신 여러분,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이 우리를 주님과 더욱 결합시켜 주시길 기원하며, 이 강론을 우리 본당의 올 해 사목계획에 나오는 대표 말씀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미사에 모입시다!”(사도 20,7; 루카 22,19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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